[경제] Fed, 3연속 금리 동결…파월 “관세 여파 관망” 22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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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 안 통한 FOMC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연속 세 번째 ‘멈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Fed는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Fed는 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무역 상대국에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첫 금리 결정이다. 동결의 근거는 ‘불확실성’이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행정부가 교역국들과 관세 협상에 돌입했다”며 “관세 정책이 어떤 식으로 정착될지, 경제·성장·고용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Fed는 결정문에서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further)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번과 비교해 ‘더’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또 “실업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위험이 커졌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JP모건은 “이는 매파적이거나 비둘기파적인 변화가 아니라 무역 정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 향방에 대해 “우리는 관망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중에 “기다린다(wait and see, await 등)”는 의미의 표현을 22번 언급하기도 했다. Fed가 6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작아졌다. 제임스 에겔호프 BNP파리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지표에 결정적인 변화가 없다면 FOMC는 무기한 동결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ed가 일단 동결을 택했지만, 한국은행은 이달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9일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를 가지고 기준금리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달 통방 회의의 가장 큰 관심은 한은이 전망하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리 인하 횟수는) 5월 경제전망을 할 때 (성장) 폭이 얼마나 낮아질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이 총재는 “올해 1~2회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가 심각하면 연내 3회 이상으로 금리 인하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금리 인하 폭이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로 확대하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이 총재는 “금리 내리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면서도 “(빅컷은)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변수는 널뛰는 환율이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값이 5개월 만에 1300원대까지 올라왔지만(환율은 하락), 미국이 추진하는 상호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언제든 다시 추락할 수 있다. Fed와 달리 한은만 금리를 내릴 경우 원화 가치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 잠잠하던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고, 환율이 일단은 안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면서 “가계부채는 금리만으로 조절할 수 없고, 부동산 공급 대책 등 다른 방법을 함께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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