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8일(현지시간) "내가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을 들고 있기에는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가 너무 많다. 그래서 난 내 돈을 내가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앞으로 20년간 내 재산의 사실상 전부를 게이츠재단을 통해 전 세계의 생명을 구하고 개선하는 데 기부하겠다. 그리고 재단은 2045년 12월 31일에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는 전처 멀린다와 2000년에 자선단체인 게이츠재단을 설립했다. 당초 계획은 사망 이후 20년간 더 운영한 뒤 활동을 종료하는 것이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오른쪽)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AP=연합뉴스

게이츠재단은 지난 25년간 1000억달러(약 135조원)가 넘는 금액을 기부했다. 앞으로는 이보다 두 배 많은 액수를 2045년까지 더 기부할 계획이다.

게이츠는 "우리는 앞으로 20년 동안 기부액을 두 배로 늘릴 것이다. 구체적인 금액은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난 재단이 지금부터 2045년까지 2000억달러(약 270조원)를 넘게 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많은 말을 하겠지만 난 '그가 부유하게 죽었다'라는 말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굳게 결심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재단이 향후 20년간 중점적으로 다룰 세 가지 분야로 임산부와 영유아 사망률, 소아마비·말라리아 같은 치명적 감염병, 그리고 빈곤 문제를 꼽았다.

AP통신은 게이츠가 남은 재산의 99%를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며 이는 현재 가치로 약 1070억달러(135조원) 규모라고 전했다.

한편 지금까지 재단 운영 자금의 약 41%는 워런 버핏이, 나머지는 게이츠가 기부해 마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