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독수리, 지옥의 9연전서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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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삼성전에서 9연승에 성공한 뒤 자축하는 한화 선수들. 한화는 9연전 기간에 치른 7경기를 다 이겨 단독 1위가 됐다. [뉴스1]

프로야구 10개 구단을 괴롭힌 ‘지옥의 9연전’이 끝났다. KBO리그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9경기를 연속으로 치렀다. 원래 월요일이 리그 휴식일이지만, 올해는 어린이날(5월 5일)이 월요일이어서 불가피하게 경기 일정을 편성했다. 대신 8일을 대체 휴식일로 잡았다.

많은 감독이 ‘지옥의 9연전’을 앞두고 “시즌 초반 판도를 흔들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1위의 얼굴이 바뀌었고, 중위권 팀 간의 격차는 더욱 촘촘해졌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팀 순위가 조금씩 오르내렸다.

9연전을 마친 결과, 최고 승리자는 단연 한화 이글스다. 시작 전까지 LG 트윈스에 3.5경기 차로 뒤진 3위였는데, 지난 5일 LG와 공동 1위로 올라서더니, 7일에는 마침내 LG를 밀어내고 단독 1위가 됐다. 하늘도 도왔다. 지난 1일 대전 LG전과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9경기 중 7경기만 치렀다. 선발투수 등판 일정을 당기거나 대체 선발을 투입하지 않고도 원활하게 로테이션을 운영했다. 그 결과는 7전 전승. 지난달 27일 시작한 연승 행진을 ‘9’까지 늘렸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1.94로, 같은 기간 2위 LG(3.44)와 격차가 꽤 크다.

NC 다이노스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막판에 5연승을 달리며 8경기 6승2패로 기세를 올렸다. 순위는 9위에서 8위로 한 계단 상승했지만, 5위 KT 위즈와의 격차가 3.5경기에서 1.5경기로 줄었다. 관중 사망사고 여파로 홈구장을 쓰지 못하고 전 경기를 원정으로 치르는 악조건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NC는 당분간 창원 NC파크 대신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롯데 자이언츠도 6승3패로 선방하며 ‘3강’ 중 한 자리를 지켜냈다. 1위 한화와는 2.5경기 차, 2위 LG와는 1.5경기 차다.

반면 ‘지옥의 9연전’의 최대 피해자는 삼성 라이온즈다. 9경기 2승1무6패로 부진했다. 그중에는 5연패가 포함됐다. 시작 전에는 2위 자리를 지키며 호시탐탐 1위 도약을 노렸는데, 어느새 선두권에서 벗어나 4위로 내려앉았다. 3위 롯데와 2.5경기 차로 벌어졌고, 5할 승률을 살짝 넘어선 상황(0.514, 19승1무18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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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BO리그 순위표(8일 현재)

2위 LG도 울상이다. 개막과 함께 압도적 기세로 선두를 달렸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우승) 얘기가 나올 정도로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는 듯했다. 그런데 ‘지옥의 9연전’ 기간 한화와의 맞대결 2패 등 3승5패로 주춤했고, 올 시즌 처음으로 1위를 내려놨다.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어린이날(5일)과 7일 지면서 선두를 내줬다. 여전히 선두권이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KIA는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한화처럼 2경기가 취소되는 ‘행운’을 잡았지만, 그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9연전 중 마지막 경기였던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결과가 특히 충격적이었다. 8회 초까지 10-3으로 앞서다 8회 말에만 8점을 내줘 10-11로 역전패했다. 불펜 필승조까지 잇달아 무너져 충격이 더욱 컸다. KIA는 결국 9연전 기간의 7경기를 3승4패로 마무리하면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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