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진핑·푸틴 “대북 제재 포기해야”…비핵화는 쏙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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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 80주년을 맞아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회담 전 환영식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시 주석에게 자국 정부 대표단을 소개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대통령실 부비서실장(왼쪽 셋째)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엔 양국 관계 강화와 함께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한 압박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새 시대에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공동성명엔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과 함께, 대북제재 해제와 북한에 대한 강압적 압력을 포기할 것을 각국에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문제는 외교적 수단으로만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비핵화 언급 없이 지난해 5월 베이징 공동성명과 비슷한 수위였다. 다만 이번엔 ‘공동 핵임무’ ‘확장된 핵 억제’가 지역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을 겨냥한 문구가 추가됐다.

미국의 상호관세와 관련해선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제한 조치와 높은 관세율과 같은 무역 및 금융 제한과 기타 비시장적 경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선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지만 분쟁을 장기적으로 해결하려면 ‘근본 원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정상은 세계 전략적 안정에 관한 공동성명, 양국 투자 촉진과 상호보호에 관한 협정 등도 체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맞서 강력한 연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 행보를 의식한 듯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적 괴롭힘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중 양국은 신(新)나치주의와 군국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회담을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양국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중국이 주요 국제 문제와 관련해 공통되거나 비슷한 접근법을 공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 80주년을 맞아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이날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동지”라 불렀고,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동지”라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내일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성대한 열병식에 중국 의장대도 참여할 것”이라며 “외국군 병력 중 가장 큰 규모”라며 양국 군사 교류를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러시아와의 밀착을 과시하며 미국에 맞서는 다자협력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쑨좡즈(孫壯志)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 연구소장은 “이번 회담으로 에너지 협력 등 전통적 분야 외에도 디지털 경제, 국경 간 전자상거래, 바이오 의약 등 신흥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날 만남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열린 첫 대면 회담이다. 시 주석이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70주년인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러시아는 올해 80주년 행사에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 29개국 정상들을 초청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성사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북한 대표로는 대사급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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