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에 거주하는 이진욱(50)씨는 주말을 이용해 인근 보령이나 서산 등으로 이동할 때마다 불편을 겪는다. 다른 지역과 달리 태안을 비롯한 충남 서북부지역은 라디오 교통방송 채널이 잡히지 않아 실시간 교통상황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수도권과 대전 등에서 몰려온 차들로 도로가 막히는 데다 교통사고 소식도 접할 수 없는 등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충남을 권역으로 하는 교통방송국이 문을 연다.

충남지역 운전자들의 숙원이었던 tbn충남교통방송이 7월 8일 개국한다. 충남도는 보령과 계룡산, 금산 등에 중계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같은 날 15개 시·군에 방송을 송출할 계획이다. [사진 충남도]

10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 유일의 지상파 라디오인 한국도로교통공단 tbn충남교통방송이 7월 8일 오전 10시39분 첫 전파를 내보낸다. 주파수는 103.9㎒(천안·아산 103.1㎒)다. 그동안 대전교통방송(102.9㎒)에 의존하던 충남지역 주민들은 독자적인 교통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재난방송을 청취할 수 있게 된다.

충남교통방송 건립은 교통환경 개선과 교통사고 예방, 올바른 교통문화 정착, 재난·재해 예방과 대응 강화 등을 위해 민선 8기 충남도가 역점을 두어 추진해온 사업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년 전까지 개국 허가를 내주지 않아 국비를 반납해야 할 상황까지 직면하면서 좌초 위기를 맞았지만, 김태흠 충남지사가 방통위를 직접 찾아가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허가를 받아냈다. 허가 3개월 만인 2023년 11월 첫 삽을 뜬 뒤 7월 8일 첫 방송을 송출하게 됐다.

교통방송 청사는 내포신도시 도시첨단산업단지 산학시설용지 내 7512㎡ 부지에 295억6000만원을 투입, 지상 3층, 연면적 2994㎡ 규모로 건립했다. 현재 내부 인테리어와 방송 장비 설치 등 마무리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달 중 시험방송에 나설 예정이다. 직원은 교통방송 총괄 책임자인 본부장을 비롯해 27명이 근무하게 되며 정부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12명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지난 2023년 11월 9일 내포신도시 도시첨단산업단지에서 열린 tbn충남교통방송 착공식에서 김태흠 충남지사 등 참석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청사 1층에는 공개홀과 대회의실, 2층에는 교통정보 상황실, 3층에는 주·부조정실과 스튜디오가 들어선다. 교통정보 상황실에는 충남 전역 교통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개홀은 200석 규모로 강연 등의 장소로 활용된다. 청사 외부에는 광장과 소규모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공연장도 설치된다.

충남교통방송은 도내 전역에 신속·정확한 교통 및 재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서산 가야산(원효봉)과 천안 흑성산에 송·중계소를 설치, 시험 운영에 들어갔다. 보령 옥마산과 계룡산, 금산 다락원 등 3곳에는 중계소 만들어 전파를 내보낸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등은 애초 서산·천안 송·중계소를 통해 9개 시·군에만 방송을 송출할 계획이었지만 “도내 전역에서 개국과 함께 교통방송을 청취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라”는 김태흠 충남지사의 지시에 따라 중계소 3곳을 추가했다.

충남 당진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면이 차가 몰리면서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tbn충남교통방송은 7월 8일 개국한 뒤 첫 방송을 송출할 예정이다. 뉴스1

충남교통방송 개국식은 7월 8일 오전 10시에 열리며 전파 발사식 등이 예정됐다. 개국 전날인 7월 7일에는 오후 6시30분부터 충남도청 다목적관장에서 유명 가수 등이 출연하는 개국 기념 콘서트가 열린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교통방송은 도내 유일의 지상파 라디오 방송국이자 충남혁신도시 지정 이후 유치한 첫 공공기관”이라며 “그동안 재난방송 서비스에서 소외됐던 충남지역 운전자들이 신속한 교통정보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