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 “원팀” 의총 큰절…비대위원장 90년생 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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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소속을 당 후보로 만들려는 불법 시도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히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갈등이 대선후보 교체를 반대한 당원투표로 일단락됐다. 11일 김문수 대선후보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힌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후임에 당내 최연소(35·1990년생) 김용태 의원을 내정하는 등 김문수 체제가 닻을 올렸지만 “불완전한 동거”라는 평가도 적잖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는 김 후보가 참석했다. 김 후보가 도착하자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맞이했고, 김 후보는 “오늘부터 우리는 원팀”이라고 단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한덕수 전 총리 추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박수영·성일종·추경호 의원 등 30여 명은 의총에 아예 불참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김 후보의 ‘단일화 거짓말’에 대한 반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김 후보 당선에 뜻을 모을 때”라고 하고, 김 후보 측과 충돌했던 이양수 의원도 “김 후보 중심의 단일대오”라고 밝혔지만 수면 아래의 기류는 달랐다. 한 대구 지역 의원은 “김 후보가 단일화 약속을 내팽개쳤는데, 자기 선거처럼 도울 의원이 어디 있겠느나”고 반문했다. 부산 지역 의원도 “단일화가 물 건너가면서 ‘이미 끝난 선거’라는 냉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에 대선후보 교체에 반대, 일시적으로 김 후보에게 힘을 실었던 친한계는 김 후보 확정 뒤 다시 화살을 겨눴다.

신재민 기자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김 후보에게 ▶계엄과 탄핵 반대에 대한 대국민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대선 경선에서 즉각 단일화를 내걸고 당선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만약 김 후보가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등 강성 행보를 이어가면 친한계는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후보와 한 전 대표의 대립 구도를 두고 “대선 이후 당권을 겨냥한 몸풀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새 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은 친김문수계는 아니지만, 지난 10일 새벽 비대위 회의에서 유일하게 후보 교체에 반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 측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청년 정치인인 김 의원이 당 전면에 나서면 김 후보의 강성 이미지를 희석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과거 ‘국민의힘 이준석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점을 들어 향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20여 일 안에 당의 쇄신이 체감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새 사무총장에는 이양수 의원 대신 4선의 박대출 의원을 내정했다. 곧 꾸려질 선대위 핵심 보직에도 친김문수계 인사가 대거 기용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인사는 “김 후보 측근을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후보 캠프에는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 정책본부장인 이혜훈 전 의원 등이 포진해 있고, 김행 전 비대위원, 차명진 전 의원도 측근으로 분류된다.
다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유임됐다. 이날 오후 김 후보와 권 원내대표의 비공개 회동 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김 후보는 ‘대선 국면에서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권 위원장에 이어 권 원내대표까지 물러나면 내홍을 수습하기 힘들다고 김 후보가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제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당내에선 “입을 다물라”(조경태 의원)는 반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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