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어린 왕자 자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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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형

새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수도회 출신이다. 로마에 본부를 둔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수도회 총장직을 맡았던 새 교황은 총장 재임 당시 한국을 네 차례 방문했다. 방한 당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레오 14세) 총장을 직접 만났던 조우형(45·아우구스띠노회 한국지부장) 신부를 지난 8일 인터뷰했다.

어떤 인상이었나.
“미소를 띠고 주위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셨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에 있어서는 굉장히 강하시고, 그 신앙을 다른 이에게 표현할 때는 너그러우신 분이었다.”

2010년 수도회 방문 당시 프레보스트 총장은 한국 음식을 먹었다. 불고기와 잡채 등 한국 음식을 좋아했다. 봉은사를 방문해 젓가락으로 국수를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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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은 미국 출신인데, 남미의 페루에서 오랜 세월 선교 사목을 했다. 주교가 된 뒤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선교사’라고 말한 바 있다. 그건 어떤 의미인가.
“아우구스띠노 수도회의 모토는 ‘봉사’다. 세상 안에서 교회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봉사다. 레오 14세 교황님은 그런 봉사에 대한 요청을 받을 때마다 ‘예’라고 대답했다. 미국에서 남미로 갈 때도 그렇다.”

레오 14세 교황은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역사를 가르쳤고, 농구 코치도 맡았다. 당시 제자들은 “강인하고 공정하신 분이었다. 특히 점심시간에 혼자 앉아 있는 학생을 늘 눈여겨보며 챙겼다”고 회상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평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좋아했다. 강론과 미사, 그리고 바티칸에서 열린 개인 피정에서도 이 책을 여러 차례 인용한 적이 있다. 특히 좋아하는 건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대목이다.

새 교황은 추기경 시절, 교리가 최우선이 아니라고 했다. 무슨 뜻인가.
“교리에 치중하다 보면 세상 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많아진다. 교리를 경직되게 고집하기보다 예수님의 마음을 통해 소화하고 나아가야 한다. 그 마음을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걸 강조하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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