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 사진 .중앙포토

부산항에 들어온 컨테이너선에서 24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720㎏, 3600억원대의 코카인이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지난 10일 오전 부산신항에 배를 대던 몰타 국적의 9만5390t급 컨테이너선에서 대량의 코카인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코카인 720㎏이 선박에 적재된 컨테이너 안에 실려 있었다. 1회 투약분 0.03g 기준 24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시가 3600억원 어치에 달한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이 입항하기 전에 미국 마약단속청(DEA)으로부터 관련 첩보를 전달받았다”며 “수색 작업 끝에 코카인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해당 선박 관계자들은 적발과 동시에 1차 조사를 받았고, 현재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검찰의 지시 아래 마약 출처와 유통경로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한국이 목적지인지, 경유지인지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일 강원 강릉시 옥계항에 정박한 외국 선박에서 코카인 2톤 규모의 먀악을 적발해 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관세청 관계자들이 수사를 하고 있다. 사진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국내에 마약을 유통하려는 시도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밀반입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2일 강원도 강릉 옥계항에 정박 중인 노르웨이 국적 A선박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코카인 2t이 발견돼 관세청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 분량은 시가 1조원에 달하며, 1억명가량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당시 멕시코에서 출발한 A선박은 지난 2월 8일 페루에서 파나마로 항해하던 중 코카인을 실은 보트와 접선해서 코카인 약 2t을 넘겨받은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A선박에서 붙잡힌 필리핀 국적의 승선원 20명 가운데 2명은 지난 4월 25일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A선박의 항해 경로 등을 고려하면 미국으로 공급되던 마약이 국경 통제 강화로 유통에 차질을 빚자 물량 밀어내기를 위해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혈안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항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지난해 1월에는 부산신항에 정박 중인 7만5000t급 한국 선적 화물선의 해수공급장치(씨체스트)에서 코카인 약 100㎏이 발견됐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에서 부산 신항으로 들어온 컨테이너에서 코카인 33㎏(시가 165억원)이 발견되기도 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이번에 부산항으로 밀반입하려던 코카인 역시 미국이나 캐나다 지역 국경 통제 강화로 판로가 막히자 아시아로 유통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지, 국내 유통될 가능성이나 구매책은 없는지 집중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