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황 처음엔 3위…4차 때 몰표 받았다”

본문

17470669167851.jpg

교황 레오 14세가 12일(현지시간) 바티칸 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레오 14세가 지난 8일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시작된지 이틀만에 제267대 교황에 선출된 내막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1차 투표에서 3파전을 형성한 뒤 이튿날 치러진 4차 투표에서 100표가 넘는 몰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첫 투표에서 이탈리아 출신의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헝가리 출신의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과 선두권을 형성했다. 지난 7일 시스티나 성당 예배당에 모인 추기경 133명은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첫 투표를 진행했다. 일본 교도 통신은 12일 “1차 투표에서 에르되 추기경, 파롤린 추기경, 레오 14세인 로번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 순으로 득표를 했다”며 “세 사람의 표 차이는 25~30표 차였다”고 전했다.

이후 다음날 오전 2차와 3차 투표를 거치면서 레오 14세의 득표수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콘클라베에 한국인 성직자로 유일하게 참여한 유흥식 추기경도 지난 9일 콘클라베 뒷 이야기를 전하며 “두 번째 투표에서 더 좁혀지고, 세 번째 투표에서 확실히 더 좁혀졌다”며 “네 번째 투표에서는 (레오 14세 쪽으로) 표가 확 쏠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NYT는 지난달 20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이후 추기경들이 매일 회의를 열어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남미 추기경들이 레오 14세를 중심으로 결집했다고 전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 출신이지만 페루에서 20여년 간 사목 활동을 하며 유창한 스페인어를 구사했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을 역임하고, 2023년부터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재직하는 등 행정 경험도 풍부했다.

8일 4번째 치러진 투표를 개표하는 과정에서 점점 자신의 표가 쌓이자 레오 14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기도 했다. 드디어 교황 선출에 필요한 89표(3분의 2)를 확보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모두가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 순간 레오 14세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있어서 누군가 그를 일으켜 세워야 했다. 눈물을 글썽이는 추기경들도 있었다.

교도통신은 “레오 14세가 133표 가운데 80%에 가까운 105표를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추기경들의 비밀 엄수 서약 탓에 정확한 득표수가 알려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NYT는 “(추기경들은) 언어도, 우선순위도, 관심사도 제각각이었지만, 선택은 하나였다”며 “짧고 평화로운 콘클라베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레오 교황은 또 12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 중 투옥된 언론인의 석방도 촉구했다. 교황은 “투옥된 기자들의 고통은 국제사회의 양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며 “우리 모두에게 언론의 자유의 소중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AP·AFP 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인공지능(AI)을 언급하면서는 “책임감과 통찰력을 갖고 AI를 활용해야 한다”며 “이념적 공격의 바벨탑을 떠나 편견과 분노, 광신과 증오를 떨쳐내야 한다”고도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39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