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팩플] 설계도도 없는 퓨리오사에 돈부터 쐈다…네이버가 떡잎 고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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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환 D2SF 센터장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10주년을 맞은 네이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조직인 D2SF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에서 잘 찾아보기 힘들었던 ‘기술 유니콘’이 나오도록 돕겠다는 목표다.

무슨일이야

D2SF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10년간 115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누적 기업 가치의 합은 5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생존율은 96%로 국내 스타트업 5년 평균 생존율인 33%(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최근 메타의 조 단위 인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된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도 D2SF가 초기 투자를 했던 기업이다. 퓨리오사AI는 고성능 AI 추론 칩을 만드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초기 단계, 시장을 만드는 프론티어(frontier) 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가진 D2SF는 2017년 아이디어 단계였던 퓨리오사에 투자했다. 양상환 D2SF 센터장은 “그 때 퓨리오사는 5장짜리 장표 외에 설계도도 없었다. 당시에만 해도 주위에서는 ‘스타트업이 어떻게 AI 반도체를 만드냐’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네이버는 함께 퓨리오사AI의 첫 번째 반도체 스펙을 같이 디자인했고, 첫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는 이후 양산 제품도 발표하고, 시리즈 C까지 투자 유치에 성공해 약 9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기술 유니콘’ 늘어나려면

기술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D2SF는 기술 스타트업이 더 큰 자본과 고객이 있는 시장으로 갈 수 있게 도울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시장과 자본의 크기 모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기술 기반의 기업간거래(B2B)를 하는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에 D2SF는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D2SF US를 열었다. 국내 스타트업이 북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고, 북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양 센터장은 “스타트업이 더 큰 자본에 도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로스 프로젝트(Growth Project)‘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D2SF가 보는 미래는

D2SF가 보는 AI 다음의 미래는 뭘까. AI라는 큰 파도를 만난 현재는 명확히 다음 파도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D2SF의 판단이다. 양 센터장은 “당분간은 기존 아젠다(AI, 로보틱스 등) 안에서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를 탐색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덧붙였다.

동시에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I, 로보틱스 등은 모두 데이터에서 출발하는데, 현재 스타트업들 추세를 보면 독점적인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거나 거기에 접근할 수 있는 기업들만 살아남고 있다는 것. 양 센터장은 “앞으론 ’기록되지 않은 데이터‘를 누가 포착해 비즈니스로 만들 수 있을지가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며 “예를들어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취향, 방문 목적, 다음 행선지 같은 데이터 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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