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호반그룹, 한진칼 지분 더 산다...경영 참여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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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그룹이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영 참여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호반그룹 핵심 관계자는 “연내에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계획에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한진칼 주식 37만4519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입금액은 총 294억원이다. 지난해 말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7.9%였는데, 이번에18.46%로 0.56%포인트 상승했다. 한진그룹 총수인 조원태 회장(5.78%)과 특수관계인 지분 합계는 총 20.23%로, 호반그룹과 차이는 1.77%포인트에 불과하다. 호반의 한진칼 지분 확대 소식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 주가는 전날 대비 29.93% 오른 11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호반 측이 공시한 지분 보유 목적은 이번에도 ‘단순 투자’다. 호반은 지난 2022년 사모펀드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꾸준히 지분을 확대하면서도 ‘단순 투자’ 목적을 주장해왔다. 한진칼 주가는 2022년 호반의 지분 인수 이후 100% 가까이 상승했고, 한진칼로부터 호반그룹이 받은 배당 수익도 지난해에만 46억 원이었다.

정근영 디자이너
그러나 재계에선 호반이 장기적으론 경영 참여를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호반 측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려 할 경우 양측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호반그룹은 2015년 당시 아시아나항공 모기업이었던 금호산업 인수를 타진하는 등 항공 산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현재로선 한진그룹 측에 경영권 방어 여력이 있는 편이다. 한진칼 지분 구조를 보면 산업은행(10.58%)과 델타항공(14.9%)을 포함해 총 45.71%가 한진그룹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산업은행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으로서 지난 2022년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했고, 한진칼은 이 유증 자금을 활용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었다.
호반은 당분간 주요 주주로서 목소리를 더 내겠다는 입장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를 진행한 만큼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에 대해서 주요 주주로서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호반은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 반대 표를 던졌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성과를 낸 임원에 대한 보상이 아닌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보수를 올려주려 한 것이어서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과 향후 통합 항공사 출범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성과보상제도를 도입하고 처우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안건은 가결됐다.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한진그룹은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호반의 지분 추가 매수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물밑에선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LS그룹과 사업 협력 발표도 그 일환이다. 한진그룹과 LS그룹은 동반 성장 및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과 LS그룹이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비한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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