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구내식당이 ‘숨은 맛집’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중견기업에 다니는 박모(45)씨는 요즘 점심시간에 ‘구내식당 투어’를 한다. 다른 기업에서 운영하는 구내식당에 가기도 하고 우체국,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공공기관 내 구내식당에 가기도 한다. 박씨는 “어지간한 음식점에선 김치찌개만 시켜도 1만원이 넘는데 구내식당은 5000~7000원이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자주 간다”며 “동료들끼리 맛있는 구내식당 리스트를 짜기도 하고 삼계탕이나 햄버거 같은 특식이 나오는 날을 공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내식당 인기에 급식·식자재유통 업체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1분기 매출은 79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늘었다. 삼성웰스토리(7710억원)와 현대그린푸드(5706억원)의 매출도 각각 7.7%, 2% 상승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외식물가 상승으로 인한 구내식당 수요와 주요 기업의 공장 확대 등으로 인한 식수 인원이 증가하고 있어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인상은 급식업체의 고민거리다. 지난 1분기 삼성웰스토리 매출은 7% 넘게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40.6% 감소했다. CJ프레시웨이 매출도 9% 넘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8% 오르는데 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수산물의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은 5.9%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3%)를 크게 웃돈다. 이러자 구내식당 식사비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는 전년보다 4.2% 올라 외식비 상승률(3.1%)를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올랐어도 여전히 식당 대비 저렴한 가성비로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