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중 제네바 합의 숨은 주역 쉬다퉁 中 마약담당 공안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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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다퉁 중국 공안부 부부장.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경제무역 고위급 협상에 마약담당 쉬 부부장이 참석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14일 보도했다. 바이두 캡처
지난 12일 미국과 중국의 제네바 합의에 중국 마약단속 책임자인 쉬다퉁(徐大彤·55) 공안부 부부장(차관)이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판 마약단속국(DEA)격인 국가마약단속위원회(CNNCC) 부주임 겸 판공실 주임인 쉬 차관이 제네바 회담에 참석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14일 보도하면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왕샤오훙(王小洪·68) 공안부장이 제네바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부총리급인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이자 국무위원을 겸하는 왕 부장은 중국 협상단 대표인 허리펑 부총리와 직급이 같아 배석자로 참석할 수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제네바 회담에서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둘러싼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회담 중 갑자기 설탕 한 줌을 꺼내 “이 정도 양이면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WSJ과 블룸버그가 1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경제무역 고위급 협상단 대표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오른쪽부터 허리펑 중국 부총리, 리청강 중국 국제무역담판 대표,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 USTR X 캡처
베센트 장관은 이어 설탕을 좀 더 꺼내며 “이 양은 제네바의 모든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고, 다시 설탕을 보태며 “이 양이면 스위스 모든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협상팀은 베센트 장관의 솔직함에 충격을 받았고, 쉬 차관이 이 자리에 있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중국 당국도 펜타닐 관세 20%의 철폐가 미·중 관세전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 산하 싱크탱크는 지난 12일 제네바 합의를 놓고 “20%의 펜타닐 관세는 중국 전용 관세”라며 “미국은 관세를 보태거나 줄일 때마다 20%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이 20%가 중·미 무역전쟁의 진정한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라고 평가했다.
향후 펜타닐 협상에서 중국은 첨예한 샅바싸움을 예고했다. 린젠(林劍)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펜타닐은 미국의 문제이지 중국의 문제가 아니며 책임은 미국 자신에게 있다”고 우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만일 중국과 진심으로 협력을 원한다면 중국을 먹칠하거나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평등·존중·호혜의 방식으로 중국과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펜타닐과 관련해 쉬 차관의 배석과 린 대변인의 발언을 놓고 성도일보는 “전지전능한 정부를 가진 중국이 펜타닐 문제를 더욱 단속하고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협상의 진전을 예고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50여배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진통제)다. 미국은 중국이 펜타닐 생산에 사용되는 원자재의 미국 내 유입을 막기 위해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고 비난해왔다.
중국 공안부 서열 4위로 70허우(後·후) 정치인인 쉬 차관은 톈진외국어대학 영어과에서 국제무역을 전공한 뒤 톈진재경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은 경제통이다. 톈진 빈하이신구에서 부국장급인 상무위원회 주임 등을 거쳐 2019년 7월 산시(陝西)성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 시장감독, 외사 담당 부성장에 임명됐다. 이후 2020년 12월 산시성 공안청장을 맡으면서 공안계통으로 업무를 바꿔 공안부 내 70허우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19차에 이어 20차 당 대회 대표로 선출된 그는 2023년 3월 공안부 마약담당 차관으로 영전하면서 베이징 중앙무대에 진출했다.
쉬 차관이 부주임 겸 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는 중국국가마약단속위원회(CNNCC)는 지난 1990년 설립된 막강한 마약 척결 범정부 기관이다. 공안부·외교부·국가안전부·해관총서 등 38개 정부 기관이 위원회의 지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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