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흔들리는 소방수 김택연, 두산의 처방은? "부담 내려놓고 잠시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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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젊은 소방수' 김택연(20)이 잠시 마무리 투수의 압박감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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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한 뒤 김택연을 격려하는 두산 선수들. 사진 두산 베어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김택연의 구위는 여전히 지난해 못지않게 좋다. 그러나 최근 (세이브) 실패가 나오다 보니 심리적으로 쫓기는 것 같다"며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선수와 코치진 면담 끝에 최소 하루 이틀 정도는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왕 김택연은 데뷔 첫 시즌부터 두산을 가을야구로 이끈 일등공신 중 하나로 꼽혔다. 지난해 5월 소방수로 전격 발탁된 뒤 19세이브를 쌓아 올려 역대 고졸 신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소방수를 맡은 그는 시즌 초반 역대 최연소 구원왕 탄생을 예감케 할 만큼 여전한 위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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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전 한화전에서 동점 홈런을 맞은 뒤 아쉬워하는 김택연. 사진 두산 베어스

다만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이달에만 세 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이 3.86까지 치솟았다. 지난 1일 KT 위즈전에서 안현민에게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했고, 10일 NC 다이노스전에선 천재환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았다. 이튿날(11일) NC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반등하는 듯했지만, 전날(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다시 최인호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내줘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이 감독은 11일 NC전이 끝난 뒤 "김택연은 우리 팀의 확실한 마무리 투수"라며 굳건한 믿음을 보였지만, 13일 경기 후엔 "자신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을 바꿨다. 이 감독은 "김택연을 살리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마음을) 편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며 "한두 경기는 세이브 상황 대신 편한 상황에 등판시키려고 한다. 현재 우리 팀에 마무리 경험 있는 투수들이 몇 명 있으니, 경기 상황이나 상대 타자에 맞춰 김택연 뒤에 기용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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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전 한화전에서 역투하는 김택연.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은 김택연이 홈런을 맞은 1일 KT전(3-3)과 11일 NC전(6-6)을 모두 무승부로 끝냈다. 그러나 13일 한화전에선 연장 11회 초 결승점을 뽑아 4-3으로 재역전승했다. 김택연은 이날 결승타로 데뷔 첫 타점을 올린 동기생 임종성을 누구보다 환한 미소로 축하했다.

이 감독은 "김택연이 홈런 3방을 맞은 경기 중 앞선 두 경기는 팀이 역전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최종 결과가 승리라서 다행이다. 선수 마음이 이전보다는 덜 불편했을 것"이라며 "아직 올 시즌이 100경기 넘게 남았다. 김택연도 곧 자신감을 찾고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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