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야구·축구 1위…노잼 대전, 꿀잼됐다

본문

17472396808838.jpg

지난달 12일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홈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 관중이 가득 차 있다. 팬들의 열기로 매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성심당(빵집) 말고는 갈 데도 없고 먹을 것도 별로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노잼도시’로 불리던 대전이 요즘 들썩이고 있다. 야구와 축구 등 지역 연고 프로 스포츠팀이 1위를 달리면서다. 경기장 주변 상권이 살아나고 놀러 오는 외지인도 늘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13일 현재 각각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1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하며 33년 만에 12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는 지난달 11일 키움 히어로즈 경기부터 지난 13일 두산전까지 1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대전하나시티즌도 승점 28점(8승4무2패)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이 선두를 달리는 것은 1997년 창단 이후 처음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침체했던 대전 구도심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야구장 인근의 한 순대국밥집 주인은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매출이 20% 이상 증가한다”며 “프로야구 인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 사는 이정용씨는 “야구 보러 대전에 자주 가게 된다. 경기 보러 갔다가 주변 음식점도 들르는 게 기본 코스가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중구 선화동 칼국수집 주인 강모씨는 “프로야구와 성심당 빵집 등의 인기가 고공 행진하면서 고객이 중장년층에서 청년층으로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전시의 공식 캐릭터인 꿈돌이 굿즈도 인기다. 꿈돌이 유니폼·인형 등 굿즈 매출이 올 1~4월 4억2300만원으로 지난해 꿈돌이 굿즈 전체 판매액(9억원)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고무된 모습이다. 이 시장은 최근 한화이글스 모자를 쓰고, 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채 주간업무보고 회의를 주재했다. 이 시장은 연일 페이스북에 두 구단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 10일 페이스북엔 “지역 연고 구단들의 압도적인 전력에 하루하루가 설렌다”고 적었다.

시민들도 반기는 모습이다. 중구 주민 나진희(59)씨는 “한화이글스 성적이 좋아지면서 아들(23)과 야구 이야기를 즐겨 하게 됐다”며 “스포츠가 도시를 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정(56·중구 유천동)씨는 “성심당 인기에다 프로 야구와 축구 성적까지 잘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대전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이 ‘노잼도시’ 오명에서 벗어나 ‘꿀잼도시’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가 플랫폼 분석업체인 ‘놀유니버스’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대전 지역 숙박업소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0% 증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도시브랜드 평판지수에서 대전은 2024년 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부산과 함께 매월 3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 대전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94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