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외 뚫은 삼양식품·오리온만 날았다…내수 위주 식품업체는 실적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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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두바이에서 열린 ‘스플래시 불닭’ 참여하기 위해 현지인들이 줄 서 있다. 사진 삼양라운드스퀘어
내수 경기에 발목 잡힌 국내 식품업체들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 사업에 공을 들였던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환율효과까지 톡톡히 누리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해외 뚫은 삼양식품, 분기 최대 실적

러시아 대형마트를 방문한 현지인이 매장에 진열된 초코파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오리온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매출 5290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분기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의 1분기 해외 매출은 424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불닭볶음면 등 불닭 브랜드가 사랑받은 덕분이다.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25%까지 올랐다.
삼양식품 측은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했고 고환율 효과로 수익성이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양식품은 코스피 시장에서 99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오리온 역시 해외 사업 효과를 톡톡히 봤다. 1분기 매출은 8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고 영업이익은 1314억원으로 5% 증가했다. 중국(7.1%), 베트남(8.5%), 러시아(33%) 등 글로벌 법인이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 법인의 내수 판매액은 1.6%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미국 등으로 향하는 수출액은 23% 늘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의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국내외 공급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 매출액을 더욱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수 경기에 발목 잡힌 식품업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롯데웰푸드의 빼빼로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국내 식품업체 대다수의 경우 올해 1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수 시장이 정체된 데다 원재료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나빠졌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오뚜기는 1분기 영업이익(57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1.5% 줄었다. 농심의 영업이익(561억원)도 전년 동기보다 8.7% 감소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인건비와 운임·보관료 등 판관비가 늘고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농심 역시 “소비 침체로 판촉비가 늘고 매출 원가가 증가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역시 영업이익이 30~50%까지 줄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164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1% 줄어들었다. 카카오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며 수익이 반토막났다. 롯데칠성음료의 영업이익(250억원)도 31.9% 줄었다.
CJ제일제당 역시 식품부문 영업이익(1286억원)이 30% 감소했다. 해외 식품 사업은 ‘비비고’ 브랜드의 인지도가 상승하며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 고르게 매출이 늘었지만 내수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하반기, 가격 인상 효과 기대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들어 롯데웰푸드(2월), 농심(3월), 오뚜기(4월) 등은 주요 제품 가격을 10% 내외로 올렸다. 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 재고가 소진된 하반기부터는 가격 인상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해외 시장 확대에 얼마나 성공하는지도 수익성 향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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