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정치 보복? 걱정말라…다음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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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전남 순천시 연향동 패션의 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5일 “최초의 민주정부는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라고 불렸고, 그 다음은 ‘참여 정부’(노무현 정부)라고 불렸다”며 “다음 정부의 상징은 ‘국민주권’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주권 정부’”라고 말했다. 자신이 당선될 경우 차기 정부를 ‘국민주권 정부’로 명명하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전날까지 영남권을 집중적으로 찾았던 이 후보는 이날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경남 하동의 화개장터를 거쳐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으로 이동했다.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를 잇따라 찾은 그는 “내란 동조 세력, 내란 잔당이 국가기관 곳곳을 차지하고 여전히 국민을 지배하기 위한 기회를 계속 노리고 있다”며 “우리 국민은 이조차도 반드시 분쇄하고 새로운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도 ‘동서 화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여수 이순신광장 연설에서 “경상도, 전라도가 무능한 정권의 피해자임은 마찬가지인데 왜 편을 나눠 싸우느냐”며 “색깔이 어떻든, 지역이 어떻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편 갈라 싸우도록 사주하고 조종해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못된 머슴들이 왜 싸우는지 들여다 보면 대개 주인의 물건을 훔치거나, 주인을 배반하려는 못된 짓을 하려는 경우”라며 “나쁜 짓 하는 머슴은 골라내 혼을 내고, 고쳐서 못 쓸 거 같으면 해고해서 멀리 내쫓아야 한다”고 했다.

광양의 전남 드래곤즈 축구장에서 진행한 유세에선 “정치 보복, 걱정하지 말라고 꼭 전해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 그거 즐겁지도 않다. 나 미워했던 사람들을 어떻게 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똑같이 다른 사람 괴롭히고, 뒤 파고 그럴 거지, 너무 무서워’ 이런 사람이 있나 본데, 내 인생도 짧고 집권 기간은 더 짧고 할 일은 산더미”라고 하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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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노래비 앞에서 유튜브 라이브 K-이니셔TV 케미폭발 '동서화합' 라이브 오프닝을 촬영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후보는 이날도 ‘통합’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운동화를 착용했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짙은 파란색 점퍼 대신 옅은 하늘색 카디건을 입은 그는 화개장터에선 ‘광주 남성-대구 여성’ 청년과 간담회를 가졌다. 화개장터는 예로부터 경상도와 전라도 사람이 모여 물물교환을 해온 장소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는 “76년부터 81년까지 (전라도 사람이 많은) 공장 생활을 해서 내 말투는 전라도고, 억양은 경상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중도 정당론’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 민주당을 진보 정당처럼 평가하는데 사실은 민주당은 중도 정당이고, 국민의힘은 보수 정당을 참칭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수구 기득권 세력의 연합체가 보수라고 주장한 것인데, 지금은 보수라는 주장조차도 버리는 것 같다”며 “지금처럼 내란 옹호, 헌정질서 파괴, 연합세력 형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합리적 보수 세력이 다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보수와 진보의 경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비상식과 상식의 대결”이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이 이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데에 이 후보는 “참으로 감사하고, 김 의원이 우리 당에 입당해 함께 했으면 한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3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권유를 따라 꼬마 민주당에 갔더라면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 언급한 데 대해선 “(홍 전 시장이) 엄청난 자괴감을 갖게 되신 것 같고, 차라리 민주당으로 왔더라면 하는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 후보의 이날 유세 동선을 ‘이순신 벨트’라고 이름 붙였다. 노량해협을 바라보는 광양·여수, 왜고성 전투를 치른 순천, 이순신 장군의 임시사령부가 있던 목포를 차례로 방문한다는 의미였다. 이 후보는 “이순신 장군과 함께한 우리 백성들이 피를 흘려가며 조선을 구해냈다”며 “물길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물살이 어디가 센지 백성의 이야기를 듣고 백성의 간절함을 죽음의 각오로 받아들여 조선을 구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 저 이재명을 여러분이 살렸으니, 이 삶은 덤이라 생각하고 이순신의 각오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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