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난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이전?…"생산 무기 중단, 손실 수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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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불에 탄 공장 앞으로 소방대원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타이어 생산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금호타이어는 일단 화재 진화 후 현장 상황을 파악한다는 입장이지만 재가동 시점은 불투명하다.
18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의 국내 공장 세 곳(광주, 평택, 곡성) 중 가장 이른 1974년 건립됐다. 지난해 국내 생산량(약 2600만개) 중 46%(약 1200만개)가 광주공장에서 생산됐다. 이곳에선 하루 평균 3만3000개의 타이어를 만드는데 주로 승용차용(PCR)과 스포츠유틸리티차용(LTR), 트럭·버스용(TBR) 제품이 생산된다. 곡성공장과 함께 고성능 제품 ‘엑스타 스포츠’ 시리즈도 만들어진다.
약 80%가 화재로 소실된 광주공장 2공장의 경우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5사에 공급되는 신차 출고용(OE) 승용차 타이어가 생산된다. 또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도 일본 수출용 현대차 캐스퍼에 장착할 타이어를 공급한다. 금호타이어는 단기간 재고를 공급하고 평택·곡성공장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광주공장 생산이 무기한 중단된 만큼 장기적으로는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17일 오전 발생한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모습. 뉴스1
특히 완성차의 경우 금호타이어의 생산물량이 줄면, 국내 타이어 기업 2사(한국·넥센타이어)로 공급망을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2023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로 공급량이 줄자 일부 차종의 신차용 타이어를 한국타이어에서 금호·넥센타이어 제품으로 대체했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4조5381억원, 영업이익은 5906억원으로 창사 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인한 시설피해액, 화재복구비용, 공급 차질로 인한 매출 감소 등으로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반적으로 신차용 타이어 납품가는 1개당 약 2만5000원인데, 광주공장의 일일 생산량(3만3000개)을 감안하면 공장 가동 중단시 하루 8억2500만원의 손해를 본다. 만약 광주공장이 100일간 가동이 중단되면 825억원의 손실을 입는다. 시설피해액과 주민피해보상액까지 고려하면 “손실이 수천억 원에 달할 것”(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의 경우, 시설피해액만 759억원으로 집계됐다.

타이어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왼쪽)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광주공장 이전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광주공장은 KTX광주송정역, 주거지와 인접해 공장용지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2019년부터 공장 이전을 추진해 지난해 하반기 전남 함평군 소재 빛그린산단으로 이전부지를 정한 상태인데, 지자체와의 협의 불발로 큰 진척은 없었다.
하지만 광주공장 시설복구 비용과 함평 신공장 신축 비용이 비슷하다면 공장을 이전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타이어도 2023년 대전공장 대규모 화재 이후 피해를 보지 않은 일부 공장만 재가동한 채 인근 충남 금산공장 생산 물량을 늘렸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로 주민 피해가 컸던 만큼 금호타이어 입장에서도 주거지와 거리가 있는 산업단지로 이전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공장에 최신 기술을 접목해 친환경 생산시설로 만드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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