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 시흥의 편의점과 체육공원 등에서 50대 중국동포가 시민 2명을 잇달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용의자의 자택과 그 주변에서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사진은 편의점 인근 건물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이 감식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 시흥의 편의점과 체육공원 등에서 50대 중국동포가 시민 2명을 잇달아 흉기로 찌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의 자택과 인근 주택에서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A씨는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시흥시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B씨는 복부와 얼굴 부위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평소 B씨의 편의점을 자주 찾던 손님이었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A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영상이 흐릿해 A씨가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것 외에 외형이나 복장은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사건을 중대한 중국동포의 흉기난동으로 판단한 경찰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추적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시흥 정왕동 주거지 등지에서 남성 2명을 살해하고 편의점과 노상에서 60대 여성, 7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혐의로 중국 국적 57세 차철남을 공개수배했다.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조사 과정에서 사건 당시 편의점 앞을 지나던 승용차가 용의 차량으로 의심돼 차적 조회를 통해 차량 소유주인 중국 국적 50대 남성 C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오전 11시께 C씨의 자택을 찾아가 문을 열고 진입했으며 집안에서 C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난 상태였고, 타살 정황은 있으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A씨는 집에 없었고, 경찰은 추가 범행 가능성을 우려해 수색을 이어갔다.

같은 날 오후 1시 21분께 A씨는 첫 범행 장소에서 약 1.3㎞ 떨어진 체육공원에서 자신이 세입자로 있는 건물의 주인인 70대 남성 D씨를 흉기로 찔렀다. D씨는 복부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D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A씨가 평소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D씨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가 체육공원에서 D씨를 어떻게 찾아내 공격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D씨의 진술에 따라 경찰은 오후 2시께 최초 범행이 발생한 편의점 맞은편에 있는 A씨의 자택으로 다시 이동했다. 이곳에서 또 다른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 E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시신 역시 타살 정황은 있으나 사망 방식은 불분명하다.

E씨가 숨진 장소는 C씨의 시신이 발견된 자택에서 약 100ｍ 떨어져 있다.

경찰은 숨진 두 사람 C씨와 E씨가 형제 사이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관계를 조사 중이다. 또한 이들이 A씨와 마찬가지로 중국동포 신분인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흉기를 사용해 4명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것으로 보고, 시흥경찰서뿐 아니라 기동대·형사기동대·기동순찰대 등 인력을 총동원해 추적에 나섰다.

현재까지 A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이후 시신 2구를 잇달아 발견했다"며 "용의자와 사망자 및 부상자 간 관계는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