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전사 참모장 "곽종근, '문 부수고서라도 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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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사진 헌법재판소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겠다”고 복창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사건 4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준장)이 지난 공판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참모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전투통제실에서 곽 전 사령관의 오른쪽 옆 자리에 앉았던 인물이다.
박 참모장은 곽 전 사령관이 국회 내 병력 투입을 독촉하는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박 참모장은 “(곽 사령관이) 매우 조급한 답변을 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서 몇 분이 걸리냐고 하면 15분 걸리는 걸 5분으로 줄여서 말할 정도로 조급해했다”고 했다.
또 곽 전 사령관이 “유리창을 깨라”“문을 부수고 바로 들어가라”“표결을 못 하도록 의원들을 끌어내라”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곽 사령관이 누구로부터 어떤 지시를 하달받아 이같이 지시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곽 사령관이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복창하는 것을 들었다”고도 말했다. 앞서 곽 전 사령관이 지난 2월 헌재 탄핵심판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다만 박 참모장은 통화 상대가 윤 전 대통령인지 여부는 당시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대상이 누구인지는 잘 몰랐다”며 “장관이 전화하지 않았을까 추측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의 전화를 모두 받았다. “대통령의 지시”라는 말을 들었냐는 피고인 측 질문에는 “제 기억이 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기억에는 없다”라고 했다.
비상계엄 하루이틀 사이 일기…“기막힌 현실 속 괴로운 심정”

지난해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군 병력이 진입해 본회의장으로 향하자 보좌진들이 가로막고 있다. 뉴시스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박 참모장의 일기가 법정 내 화면에 띄워졌다. 박 참모장은 계엄 해제 후 하루이틀 사이에 휴대폰 메모장에 계엄 때 보고들은 내용을 기록했다고 한다. 일기 형식의 메모에는 “혼란… 참모나 실무자 중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상태. 사령관의 다급함이 느껴짐” 등 현장 분위기가 담겼다. “표결하면 안 되는데”“이럴 줄 알았으면 12대를 사령부 (헬리) 패드로 불러들일걸”이라고 곽 전 사령관이 혼잣말했다고도 썼다.
아울러 “기가 막힌 조직 파탄의 현실 속에서 참으로 괴로운 심정이다”“날마다 볼을 꼬집어 보며 ‘이것이 정녕 꿈이 아닐까’ 하며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는 소회도 적었다. 박 참모장은 “너무 엄청난 사건이었고 이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록하게 됐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지난 기일에 이어 두 번째로 취재진이 설치한 포토라인에 섰다. 3차 공판부터 법원 측이 지하통로 이용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윤 전 대통령은 일반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지상을 통해 출입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선 재판에서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이어지는데 입장이 있나” “탈당 관련해 직접 밝힐 입장이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법정에서도 발언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 1일 검찰이 추가 기소해 이 사건과 병합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사건에 대한 양측 모두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당초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박 참모장 신문이 길어지며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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