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브렉시트 5년 만에…영국·EU ‘관계 재설정’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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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5년여 만에 EU와 관계 재설정을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역내 공동 안보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양측이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양측 협상팀은 19일(현지시간) 새벽까지 협상을 벌여 합의에 도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전 정상회담을 한 뒤 오후에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이제 미래를 내다볼 때”라면서 “낡은 논쟁과 정치적 싸움에서 벗어나 영국 국민에게 가장 이로운 상식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가 새로운 장을 열고 있기에 엄청난 날”이라며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시기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양측은 방위·안보 파트너십을 통해 정보 공유, 해상·우주 안보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EU의 ‘재무장 계획’에 영국이 동참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재무장 계획에 따라 1500억 유로(약 240조원) 규모는 유럽산 무기 구매에 쓰일 전망인데, 영국 방산 기업들이 직접적 혜택을 볼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전통적 동맹국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협력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경제·무역 분야에서 양측은 내년 만료되는 어업 협정을 2038년까지 연장해 상호 조업권을 12년 더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영국은 EU 어민의 영국 수역 내 조업권을 장기간 연장하는 것을 꺼려 4년 연장을 원했지만, 농축산물 검역 완화 등을 위해 양보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BBC는 “이제 영국이 EU에 수출하는 식음료 검역 절차가 완화돼 영국산 소시지 등이 EU에서 판매되기 쉬워질 것이다”고 전했다.
양측은 30세 이하 청년의 이주와 근로가 쉬워지도록 상호 합의된 조건하에 청년 교류 프로그램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영국인이 EU 국경에서 전자 자동 입국 심사대(e-gate)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반려동물 여권이 도입돼 EU 국가를 여행하는 영국인들은 동물 건강 증명서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
조너선 레이놀즈 산업통상장관은 이날 “(새 합의가) 영국에 실질적인 큰 혜택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BBC는 “영국 정부는 이번 합의로 2040년까지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90억 파운드(약 16조 7428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이는 GDP의 0.3%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경제에 도움은 되나 정부 주장만큼 엄청난 정도는 아니다”고 짚었다.
합의가 도출되자 제1야당인 중도보수 보수당과 우익 포퓰리즘 성향 영국개혁당 등 야권은 “EU에 항복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EU는 여전히 영국의 최대 교역 상대지만,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EU 수출은 21% 감소했다. 이에 영국에선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1월 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브렉시트가 실패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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