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2년전 빌려준 3000만원 안 갚아 2명 살해"…2명 상해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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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로 경찰에 붙잡힌 차철남(57)이 19일 오후 검거돼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시흥에서 공개수배 끝에 검거된 연쇄 흉기난동 살인범 차철남(57)이 12년 전 빌려 준 3000만원을 갚지 않자 술을 마시자고 유인해 형제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흥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로 지난 19일 긴급체포한 차씨에 대해 야간 조사를 벌인 끝에 차씨의 살인 범행 시점과 동기 등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지난 17일 오후 4시쯤 시흥 정왕동의 한 다가구주택 주거지로 술을 마시자고 A씨를 불러 둔기로 수회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쯤 차씨는 300여m 떨어진 A씨 주거지에서 A씨의 동생인 B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 형제는 모두 차씨가 평소 가지고 있던 망치에 머리를 가격 당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차씨는 과거 A씨를 형님이라고 부르며 원만한 유대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2년 전인 2013년쯤 빌려준 3000만원을 갚지 않자 살해할 결심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차씨는 당초 A씨 형제를 살해할 목적으로 이달 초 흉기를 구입했다. 이 흉기는 지난 19일 편의점과 체육공원에서 본인을 험담하고 무시한다고 여긴 편의점 점주 C씨(60대 여성)와 집주인 D씨(70대)를 다치게 하는 데 사용했다.

경찰이 ‘시흥 흉기 살인 사건 피의자’로 57세 차철남을 공개수배했다. 사진은 경기 시흥 정왕동 범행 장소. 박종서 기자
차씨는 지난 19일 오전 9시30분쯤 주거지에서 인접한 편의점에서 점주 C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 C씨는 복부와 안면부 등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차씨는 편의점에 잠시 세워둔 A씨의 외제차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이 차적 조회를 통해 차주 주거지를 파악해했다. A씨 주거지에선 동생 B씨의 시신 1구가 발견됐다.
4시간여 뒤인 오후 1시20분쯤 1차 신고지인 편의점에서 약 1.3㎞ 떨어진 체육공원에서 D씨가 흉기에 찔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D씨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경찰 순찰차가 도착했다. 그 사이 차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공원 나무 밑에 버리고 도주한 뒤였다.
경찰은 D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차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그의 주거지를 찾았다. 사망한 지 수일이 지나 부패가 시작된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차씨는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오후 2시3분쯤 시흥 소재 시화호 인근에서 자전거를 버리는 모습을 끝으로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오후 6시30분쯤 차씨를 공개 수배했다. 차씨는 수배 50여분 뒤인 오후 7시24분쯤 자전거를 버린 장소에서 약 300m 떨어진 노상에서 검문하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숨진 A씨 형제와 편의점주, 집주인 모두 면식범이었던 만큼 경찰은 혹시 모를 여죄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사망 피해자들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다. 또 이날 오후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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