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자공격 확대' 이스라엘, 이번엔 이란 핵시설 타격 준비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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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독자적으로 타격할 준비에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군 통신 감청 등을 통해 이란 핵시설 공격 준비 정보를 입수했다. 이스라엘은 핵시설 타격에 필요한 무기를 이동하고, 작전 실행을 위한 공군 훈련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 핵시설 공습을 최종 결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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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12년 9월 27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67차 유엔 총회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폭탄 그래픽에 그린 빨간색 선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같은 정황은 이스라엘이 미국-이란 핵 협상에 불만을 품은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을 타결하는 걸 그냥 두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협상을 깰 '카드'로 독자 타격을 준비해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CNN에 "이스라엘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나쁜 합의'를 체결할 것으로 보이면 협상을 깨뜨리기 위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폭격 훈련을 반복해왔다. 특히 지난해 직접 충돌 때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방공시스템 S-300이 큰 타격을 받은 이후 핵시설 공격 계획을 보다 구체화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할 경우 전면전이 발생하고, 미국이 휘말릴 수밖에 없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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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5일 이란의 비공개 장소에서 진행된 방공 훈련 중 탈라쉬 미사일 시스템에서 발사된 사야드 미사일. EPA=연합뉴스

현재 이란은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만을 남겨둔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이후 이란은 우라늄 생산을 재개했고, 4개 이상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이스라엘과 FTA 협상 중단" 

한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군사작전을 확대하면서 인도적 위기가 고조되자 유럽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칼을 빼들고 있다. 이날 영국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확대에 따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상황 악화를 이유로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악화를 좌시할 수 없다"며 "이는 양국 관계를 유지하는 원칙들과 양립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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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0일 런던 하원에서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이스라엘과 가자 전쟁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가자지구의 인권침해 상황 관련, 회원국들이 EU-이스라엘 협정 재검토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EU 회원국 27개국 중 17개국이 재검토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2000년 체결된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은 상호 지역을 자유무역 지대로 설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하다. 이스라엘 전체 교역에서 EU의 비중이 2022년 기준 1위인 만큼 협정 무효화는 이스라엘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외부 압력이 자국 방침을 바꾸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오렌 마르모르스테인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외부 압력 때문에 이스라엘이 적으로부터 안보를 지키기 위한 길에서 벗어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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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가자지구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본부 정문 근처에서 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3개월간의 봉쇄를 풀고 인도주의 구호물자의 가자지구 진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지만, 주민에겐 물자 배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유엔 측이 이날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1주간의 완전 봉쇄 이후 분유 등을 실은 트럭이 19일 가자지구로 진입했다"면서도 "아직 어떤 구호물자도 배분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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