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떠나는 예테크족 잡자” 상품권·쿠폰 주는 ‘이색 적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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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예금 이탈 고육책
고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은행 예금이 갈수록 외면받고 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 금리가 연 1%대까지 하락했는데, 2%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과 세금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라는 인식이 커져서다. 수신 잔고 방어에 비상이 걸린 은행은 백화점 상품권, 커피 쿠폰 같은 생활 밀착형 혜택으로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을 공략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저축성예금 포함)은 629조4038억원으로 전달보다 20조7203억원 줄었다. 지난해 7월(29조1395억원)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폭 감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계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314만7000계좌로, 2019년 말(2272만7000계좌)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다. 2년 새 해지된 정기예금이 1000만 계좌가 넘는다.
금리 인하기를 맞아 예금 이탈에 속도가 붙었다. 한은이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3%에서 2.75%로 인하한 이후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1.80%),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1.80%),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1.80%) 등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기본 금리는 연 1%대까지 내려왔다.
대신 은행권은 예테크족을 붙잡기 위해 우대 금리는 물론 실속형 혜택까지 얹은 예·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연 4% 기본 우대 금리에 4% 백화점 상품권 할인 혜택을 곁들인 ‘더현대하나더’ 적금을 출시했다. 월 100만원까지 최대 600만원을 납입하면 6개월 만기 시 세전 7만원의 이자를 받는다. 여기에 납입금으로 현대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하면 4%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만약 600만원 전액으로 상품권을 산다면 624만원어치 상품권을 받는다는 얘기다. 또 납입 회차, 구매 금액에 따라 식당가 할인권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같은 날 우리은행은 최근 출시한 알뜰폰 서비스 ‘우리WON모바일’과 연계한 고금리 적금상품 ‘우리WON모바일 적금’을 선보였다. 기본 금리는 연 3%지만 알뜰폰에 가입하고 통신비 자동이체를 하면 최대 7% 이자를 받을 수 있다. 12개월 만기 상품으로, 월 최대 2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출시한 스타벅스 제휴 통장 ‘KB별별통장’으로 젊은 고객군을 끌어들이고 있다. 파킹통장으로 300만원까지 연 2% 이자 혜택에, 과거 급여이체 이력이 없다면 월 50만원 이상 입금 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연 최대 12장까지 받을 수 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손잡고 ‘GS통장(가칭)’도 준비하고 있다. GS페이 결제를 해당 통장으로 하면 기본 이자 외에도 GS25 판매 제품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자체 개발한 공공배달 앱 ‘땡겨요’ 고객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땡겨요 적금’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 금리 연 2%에 15주 이상 납입, 땡겨요에서 주문 시 일회용품 3회 이상 미요청 등 조건을 만족하면 최대 연 1.5%의 우대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가입 후 6개월간 꾸준히 납입하면 최대 1만원 할인 쿠폰도 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 적금은 2022년 3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11만5000좌가 판매되는 등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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