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령 ' 고선웅,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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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작품인데, 보시면 재밌을 거다.”

서울시극단은 오는 30일부터 연극 '유령'을 선보인다. (왼쪽부터) '유령'에 출연하는 배우 강신구, 이지하. 연출가 고선웅. 사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이 올해 두 번째 작품으로 연극 ‘유령’을 선보인다. 이 작품을 연출한 고선웅 서울시극단 단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라운드 테이블 인터뷰에서 “‘유령’이라는 게 손에 잡히지 않지 않나. 작품을 하면서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흥미롭게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유령’은 사회의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지워진 존재의 얘기를 다룬다. ‘퉁소소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을 통해 ‘스타 연출가’로 자리매김한 고선웅이 창작 신작으로는 ‘늙어가는 기술’ 이후 14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그는 “7, 8년전께 무연고자의 삶을 추적하는 기사를 감동적으로 봤다”며 “그 내용을 연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생, 존재에 대해 ‘나는 누구인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남편의 폭력을 피해 가출한 ‘배명순’이 무연고자로 쓸쓸히 죽게 된 후 시신 안치실에서 유령들을 만나는 이야기가 줄거리의 큰 얼개다.

2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연극 '유령' 제작진과 배우가 라운드 테이블 인터뷰를 가졌다. 왼쪽부터 배우 강신구, 이지하. 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 사진 세종문화회관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은 ‘유령’에 대해 ‘특이한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폭력 남편’을 연기하는 배우 강신구는 이날 인터뷰에서 “연극을 꽤 많이 했는데, ‘유령’이 가장 이상한 연극인 것 같다”라고 했다. 서울시극단에 1997년 입단한 이후 꾸준한 연기 활동을 이어온 그는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나 자신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무대에서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라고 부연했다.
현실과 연극이 경계를 넘나들며 연습실이나 분장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 무대에 고스란히 옮겨진다는 것이다. 살아있지만 사회의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지워지며 존재의 경계가 모호한, ‘없어도 있고, 있어도 없는’ 이들을 일종의 ‘극 중 극’ 형식으로 담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영화 ‘헤어질 결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지하 배우가 ‘배명순’을 연기한다.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는 이지하는 “ 처음에는 무대 근육이 다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연출을 믿고 작업을 시작했다”며 “나 자신의 과거와 미래, 삶과 죽음을 반추하게 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지하는 “연극은 존재하는 순간 사라지고, 그럴 수밖에 없지만 그게 연극의 힘이고 무대가 세상이 되며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고선웅도 “‘유령’은 ‘세상은 무대이고 인간은 배우’라는 말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거들었다.

연극 '유령' 포스터. '스타 연출' 고선웅이 각색작이 아닌 창작으로는 14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사진 세종문화회관
언뜻 무거워 보일 수 있지만 ‘유령’ 제작진과 출연진은 재밌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선웅은 “연극이 사회고발적 내용만 담으면 관객에게 힘든 상황만 강요하는 꼴이 된다”라며 “전혀 무겁지 않게 유머와 소동극적으로 풀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강신구는 “관객들이 새롭다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령’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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