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 걸리면 귀가 위험하다, 이명·이석증·돌발성난청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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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귀 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팀은 국내 1000만 명 규모의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해 코로나 감염 이후 특정 귀 질환의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이비인후과 학술지 ‘Audiology and Neurotology(청각ㆍ신경이과학)’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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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교수팀은 코로나19 감염과 귀 질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약 497만 명과 성별ㆍ연령ㆍ지역ㆍ소득 수준을 일치시킨 대조군 497만 명을 1:1로 매칭한 연구를 진행했다. 감염 후 6개월간의 추적 관찰 결과, 이석증은 15%, 돌발성난청은 8%, 전정신경염은 19%, 이명은 11%의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코로나는 여러 번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재감염은 면역계의 반복 자극을 초래하면서 전정기관이나 청신경에 누적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김민희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질환별 발병률 외에도 기전적 가능성에 대한 고찰도 진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는 직접적인 내이 감염, 면역 염증 반응, 혈관 내피 기능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귀의 평형감각과 청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코로나 감염 이후 귀 질환 발생은 단순한 후유증 개념이 아니라, 복합적인 병태생리 기전에 따라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특히 반복 감염, 고위험군,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환자들은 귀 건강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에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나 난청, 이명 등은 흔히 귀 내부의 물리적 문제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많은 연구에서 귀질환들이 전신 면역반응, 대사질환, 자율신경계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김 교수팀도 비슷한 선행 연구를 했다.

김 교수팀은 앞서 ‘돌발성난청 재발 연구’에서 강직성 척추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돌발성난청 재발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또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적절한 관리 여부가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메니에르병과 알레르기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알레르기 비염ㆍ천식 환자에서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귀 질환이 면역체계 이상과 연결된 전신 질환의 일종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도 전신 염증, 자율신경계 불균형, 혈류 이상 등 몸 전체의 시스템 변화가 ‘귀’에 나타나는 방식으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희 교수는 “귀는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기관으로, 전신의 면역ㆍ혈관ㆍ신경계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며 “귀 질환을 단지 귀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전신 건강과의 연관성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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