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 당선 축하 전하며 "중국 개입 반대"…美 이례적 메시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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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3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며 “중국의 개입(interference)과 영향(influence)”을 거론했다. 축하 입장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건 다소 이례적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전방위로 대중 압박을 가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해석이다.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공식 임기를 시작한 직후 첫 반응으로 “한·미 동맹은 철통 같이(ironclad)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전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에 대해 우려(concerned)하고 반대(opposed)한다”고 했다.

그간 미국이 한국의 새 대통령에 보낸 축하 메시지를 봐도 중국 언급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앞서 트럼프 정부 1기 때인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미국은 평화롭고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축하하는 한국 국민과 함께한다”고 했다. 중국 등 타국은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2기 들어서인 올해 4월 캐나다 총선에서 집권당의 마크 카니 총리가 승리했을 때도 미 국무부의 당선 축하 메시지에 중국이 등장하기는 했다. 다만 이는 미국과 캐나다가 손잡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를 저지하자는 데 방점이 있었다.

당시 미 국무부 태미 브루스 대변인은 “우리는 카니 정부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무역의 공정성, 불법 이민 퇴치, 펜타닐과 위험 약물의 유통 차단, 그리고 우리 반구에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방지(countering)하는 것과 같은 핵심 문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 축하 메시지에서처럼 반대나 우려라는 표현을 직접 쓰진 않았다.

이는 트럼프 2기의 대중 노선이 갈수록 강경해지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구체적인 외교·안보 정책 방향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미 측이 선제적으로 중국 압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한국에 알린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이에 동참해달라는 신호 발신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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