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공임대 주택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정보라 신작 SF 스릴러 『아이들의 집』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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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아이들의 집
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열림원
모든 아이에게 갈 곳이 있는 사회, 언제나 반갑게 맞이해주는 보육 교사들이 있는 사회, 가정이라는 폐쇄된 울타리 안에서 아이의 목숨과 미래를 온전히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사회, 아이가 원한다면 부모가 있는 집 대신 공동 보육 시설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살 수 있는 사회….
정보라의 장편 『아이들의 집』은 공동 육아가 현실이 된 미래를 그린 SF 스릴러다. 어느 날 공공임대 주택에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벌어지고 주거환경관리과 소속 조사관 '무정형'이 아동 학대가 벌어진 바로 그 집에서 귀신을 목격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후 무정형은 '아이들의 집'에서 일하는 보육 교사 '정사각형'과 함께 아이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점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아이의 엄마는 왜 아이를 집에 데려갔을까. '아이들의 집'에 맡겨두었다면 교사들이 아이를 키워줬을 텐데. 아이는 자신이 죽음을 예감했을까. 그래서 집에 돌아가는 걸 꺼렸을까. 아이의 죽음 앞에서 무정형이 품은 궁금증은 가정과 국가, 그 책임의 경계를 예리하게 파고든다.
로봇 공학과 인공 자궁 연구가 발달한 미래의 모습도 흥미를 자아낸다. '기술과학 발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남성의 체세포를 생식세포로 만들어 자가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인공 자궁에서 출생한 아이는 성별을 선택할 수 있고 지능이나 신체 능력도 더 우월하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 인공 자궁 찬양론자들과 양육 교사, 성인이 돼 다시 한국을 찾은 해외 입양아 등 양육과 돌봄의 책임 사이에서 절묘하게 얽힌 인물의 갈등이 펼쳐진다.
저자는 이런 상상 속에서 만들어 낸 '아이들의 집'을 통해 "행복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모든 아이들, 살아남아 어른이 된 사람들,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연대를 전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정보라는 SF·호러 소설집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고, 2024년 독일 라이프치히도서전상을 받았다. SF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로 한국 작가 최초로 올해 필립K딕상 최종 후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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