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0-2→3-2' 알카라스, 역전드라마 쓰고 프랑스오픈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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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에 입맞추는 알카라스. AFP=연합뉴스
카를로스 알카라스(22·세계 2위·스페인)가 처절한 사투 끝에 야니크 신네르(23·1위·이탈리아)를 꺾고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프랑스오픈 2연패를 달성했다.
알카라스는 9일(한국시간) 끝난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5시간 29분간의 혈투 끝에 신네르에 -2(4-6 6-7〈4-7〉 6-4 7-6〈7-3〉 7-6〈10-2〉)로 역전승했다. 디펜딩 챔피언 알카라스는 2년 연속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메이저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통산은 2022년 US오픈, 2023년 윔블던,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이어 이번 다섯 번째 우승이다. 2000년 이후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년 연속 우승은 라파엘 나달(39·스페인·은퇴)과 구스타부 키르텡(브라질)에 이어 알카라스가 세 번째로 달성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우승 상금은 255만 유로(약 40억원)다.

5시간 29분. 프랑스오픈 역사에 남을 대혈투였다. AP=연합뉴스
그야말로 피말리는 대접전이었다.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까지 몰렸던 알카라스는 이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초인적인 체력과 집중력을 발휘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된 결승전은 저녁 9시까지 이어졌다. 5시간 29분은 역대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 사상 최장 시간이다. 종전 기록은 1982년의 4시간 42분이다. 4대 메이저 전체로는 남자 단식 결승전 최장 시간 기록이 2012년 호주오픈의 나달과 노바크 조코비치(38·6위·세르비아)가 벌인 5시간 53분이다.
특히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매치포인트 세 차례 위기를 넘기고 우승한 사례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이번 알카라스가 최초다. 종전에는 2004년 프랑스오픈 가스톤 가우디오(아르헨티나), 2019년 윔블던 조코비치의 매치포인트 2개가 기록이었다. 알카라스는 나달을 이을 '클레이(흙)의 왕' 칭호도 얻었다. 프랑스오픈 역대 최다인 14회 우승자 나달은 이번 대회 개막식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탈진 직전까지 싸운 알카라스는 승리가 확정되자 코트에 드러누워 감격했다. 다시 일어서선 관중석으로 달려가 가족·코치진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알카라스의 플레이는 '불'처럼 빠르고 강력했다. AFP=연합뉴스
이로써 남자 테니스는 완전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최근 20년간 군림한 로저 페더러(44·은퇴·스위스)-나달-조코비치 등 1980년대생 '빅3'의 시대가 저물고 2000년대생인 알카라스(2004년생)-신네르(2001년생)가 남자 테니스를 양분하는 새 시대가 열렸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메이저 20승)과 '클레이의 왕' 나달(21승)은 은퇴했고, 빅3 중 유일한 현역인 조코비치(24승·역대 최다)는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신네르에 패해 탈락했다.
신네르는 여전히 알카라스에 라이벌로 불릴 만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와 둘이서 작년 4대 메이저 우승을 나눠 가졌다. 신네르는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석권했다. 신네르는 올해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도 정상에 서며 메이저 3승을 기록 중이다. 이번 맞대결 이전까지 신네르와 알카라스 모두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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