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명령에 '이민단속시위 진압' 주방위군 300명 LA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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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운타운에 배치된 주방위군. 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점차 격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투입을 명령한 주방위군 300명이 8일(현지시간) LA에 부분적으로 진입해 작전을 시작했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오전 LA 주요 지역 3곳에 주방위군 총 300명이 배치돼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오늘 투입된 주방위군은 이런 유형의 군중 상황 대응을 위해 특별히 훈련받은 병력”이라고 밝혔다.
놈 장관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구금된 불법 이민자들이 구금시설에서 기본적인 물과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시위대의 주장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폭력이 발생했을 때 그 시설에서 사람들을 출입시키는 것은 극도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댄 본지노 부국장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불법 이민 단속 작전은 계속될 것이며, 폭력을 사용해 이런 작전을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나 조사받고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금요일부터 이틀간 이민당국(ICE) 요원들이 불법체류 이민자 단속을 위해 직장 급습을 벌이자, 지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LA 일대에는 폭동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이 최루가스와 섬광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했고, 일부 시위대는 교차로를 점거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 시위가 과격한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은 토요일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됐고, 사건 없이 종료됐다”며 연방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날 오전에도 LA시 남쪽 콤프턴 지역에서는 소규모 시위대와 당국 요원들의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시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연방정부가 개입해 문제를, 즉 폭동과 약탈자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 2000명을 LA에 투입하는 내용의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오전 LA 남쪽 콤프턴 지역에서 시위대와 당국이 충돌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CNN은 미국 대통령이 시위 진압을 위해 주방위군을 연방 정부 명령으로 동원한 사례는 1992년 흑인 인종차별 문제로 촉발된 LA 폭동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린드 존슨 대통령이 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라고 인권단체들은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의 주방위군 투입에 대해 “의도적으로 시위대를 자극하는 조치”라며 “필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더 많은 단속과 더 큰 통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혼란을 바라고 있다”며 시위대를 향해 “침착함을 유지하고 절대 폭력을 사용하지 말아라. 평화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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