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Health&] 어린아이 숨결 지키는 최후의 보루 ‘소아중환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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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메디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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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생후 4개월 된 여아가 의식을 잃은 채 인하대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다. 보호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는 막 뒤집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엎드린 채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이불에 얼굴이 파묻혔다. 발견 당시 아이는 파랗게 질려 축 늘어진 상태였다. 산소 공급이 끊긴 뒤 전신 저산소성 손상을 입은 아이는 인하대병원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소아청소년과 손혜준 교수는 저산소성 뇌 손상의 진행을 막고 신경학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원 직후 뇌압을 조절하며 항경련제를 투여했다. 다행히 집중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면서 아이는 일부 기능을 회복했다. 다시 뒤집기를 시도하며 연령에 맞는 발달 단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생후 3개월 된 남아는 흡인성 폐렴 증세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초기에는 흔한 발달 지연이나 후두연화증이 의심됐다. 침을 삼키지 못하게 되면서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소아청소년과 김효빈 교수가 중환자실에서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확인하니 후두 주변에 다량의 분비물이 쌓여 있었다. 곧바로 침 분비 억제제를 투약해 증상이 호전됐다.

하지만 아이는 발달 지연을 겪고 있었고, 일반적인 검사로는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의료진은 원내 희귀질환관리사업단에 환자 상태 분석을 의뢰했다. 아이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희귀 근육 유전 질환을 진단받았다. 현재는 부모의 유전자 검사도 병행해 향후 치료에 대한 상담까지 이어가고 있다. 김 교수는 “소아중환자실은 여러 진료과가 긴밀하게 협업해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가 가능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인하대병원 소아중환자실은 지난해 인천 및 경기 서북부권에서 최초로 마련된 시설이다. 총 5개 병상과 최첨단 의료 장비, 전담 의료진을 갖췄다. 중환자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임 전문의 33명과 임상과 겸임 전문의 10명이 협력하며 인력풀을 가동 중이다.

인하대병원 소아중환자실 개소는 이런 의료 공백을 해소하며 지역 내 의료 접근성을 확대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병원 인근에 공항과 항만이 있어 외국인 어린이 환자의 응급 상황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인하대병원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응급부터 중환자, 재활까지 빈틈없는 진료 체계를 완성했다. 권영세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장은 “급성 호흡부전, 중증 감염, 경련, 주요 장기부전 등 다양한 중증 소아 질환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며 “소아 중환자실은 지역과 국가, 나아가 국제사회에까지 의료적 가치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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