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2사 LG 오지환 타석 상황에서 경기장에 관중이 난입해 소동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술에 취한 상태로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 난입해 경기를 중단시키는 등 소동을 벌인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곽윤경 판사)은 지난달 20일 경범죄처벌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19일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외야 펜스를 뛰어넘어 그라운드 안까지 진입해 경기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잠실구장에선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 당시 5회말 상황에서 정장 차림의 A씨가 우산을 펼친 채 우측 외야 쪽에서 등장했다. A씨는 두 팔을 번쩍 든 채 내야까지 전력 질주했다.

1루 쪽에 있던 볼보이가 A씨를 막아섰고 A씨는 안전요원들에게 끌려갔다. A씨의 소동으로 경기는 3분가량 중단됐다. 선수들에게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A씨의 돌발 행동은 경기를 중계하던 방송사 중계 카메라에 담겼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염경엽 LG 감독과 코치진이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당시 LG 구단 관계자는 “A씨는 술을 마신 상태였고 자신의 우산을 떨어뜨려 이를 줍기 위해 외야에서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 후 A씨는 온라인상에서 ‘잠실 레인맨’ 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A씨의 뒷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했다는 네티즌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리에 앉아 있던 남성이 갑자기 우산을 펴길래 ‘아이에게 씌워주려 하나’ ‘비도 안 오는데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대로 그라운드로 뛰어내렸다”며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당초 이 사건은 약식 절차로 진행됐고 A씨는 벌금 20만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1심의 판단은 같았다. A씨와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경범죄처벌법에 따르면 못된 장난으로 다른 사람이나 단체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