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LA시위에 고속도로 폐쇄…트럼프 “마스크 쓴 사람 체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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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LA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체포 작전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주방위군이 충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체포 작전에 반대하는 로스앤젤레스(LA) 시위 사태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LA 시위대와 관련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지금 당장 체포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앞서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는 8일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LA를 이민자의 침공에서 해방시키고 이민자들의 폭동을 끝내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헤그세스 장관은 주방위군 2000명을 배치한 데 이어, 해병대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LA경찰국은 이날 LA 다운타운 전역을 집회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당장 다운타운 지역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날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을 비롯한 군 당국 인사들을 소집했다. 회의 소집 전 트럼프는 “매우 중요한 주제에 대해 장군과 제독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란법’ 발동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까지는 그 수준(반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그건 내란의 발생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다.

내란법이 발동되면 대통령이 군대를 미국 내에 동원할 권한이 부여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미 “인근 캠프 펜들턴에 주둔한 해병대가 LA에 파견된 주방위군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는 회의를 마친 뒤 트루스소셜에 “(시위대는) 폭력적이고 내란을 일으키는 폭도”라며 “(헤그세스 장관에게) 폭동 종식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내란법은 흑인 로드니 킹을 구타한 백인 경찰들이 무죄 판결을 받은 일로 촉발된 1992년 ‘LA 흑인 폭동 사태’ 이후 발동된 적이 없다. 당시 LA 한인타운은 큰 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 (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라는 글과 함께 LA 폭동 당시 한인 상점가를 지키기 위해 옥상에 올랐던 무장 한인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당시 자경단을 만들어 폭도들에게 대응한 한인들의 이미지를 이번 시위와 연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CNN 등에 따르면 시위대 수천명은 8일 LA 시내 중심가의 구금센터 인근에서 주방위군과 대치했다. 구금센터는 최근 체포된 불법 이민자 상당수가 수감돼 있는 곳이다. 시위대는 한때 LA의 주요 도로인 101번 고속도로를 점거했고, 일부는 오토바이를 타고 진압 저지선을 돌진해 진압 요원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자율주행 무인택시 ‘웨이모’에 대한 파손과 방화가 이어지는 등 시위는 갈수록 격화됐다. LA 경찰 당국은 101번 고속도로 남쪽 방면 차선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주방위군 300명이 포함된 진압 요원들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후추탄·섬광탄 등을 발사하며 시위대의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현장의 사진기자가 진압 당국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스펀지탄’에 피격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강압적 이민자 단속이 본격화된 지난 6일 시작돼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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