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대통령·시진핑 통화…李 “APEC 초청” 習 “동반자 관계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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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했고, 시 주석은 한·중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6일)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9일)에 이은 외국 정상과의 세 번째 통화다. 이날 통화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30분간 이뤄졌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면서 “한국 정부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축하에 사의를 표한 뒤 “한·중 양국이 호혜 평등의 정신하에 경제, 안보, 문화, 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중 관계 발전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호 소통, 인적·문화 교류를 강화하여 양국 국민들 간 우호 감정을 제고해 나가며, 경제협력 등 실질적인 협력 분야에서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이 대통령은 올해 11월 열릴 예정인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하면서 “시 주석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보다 긴밀한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 참석할 경우, 2014년 박근혜 정부 이후 11년 만의 한국 방문이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내년도 APEC 의장국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도 당부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안정은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인 만큼, 중국 측은 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두 정상이 향후 양국 관계 발전 의지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수교 33년 이래 양국은 이데올로기와 사회 제도의 차이를 넘어 각 영역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상호 성취와 공동 발전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한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 높은 수준으로 매진할 수 있도록 추동하고, 양국 인민에게 더 많은 복지를 가져올 수 있도록 변화와 혼란이 뒤엉킨 지역과 국제 정세에 더 많은 확정성을 주입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우선 “각 직급과 각 영역의 교류를 강화하여 전략적 상호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고 정부 간 교류 강화를 강조했다. 이어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반대하기 위해 주변국들에 줄곧 강조해온 메시지다.
시 주석은 또 “문화 교류를 심화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며 여론의 토대를 다져 중·한 우호가 양국 국민의 마음속에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 한국 대중문화 봉쇄령인 ‘한한령(限韓令)’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도 “본인은 한·중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며 중국과 함께 양자 목린 우호 관계의 발전을 심화하고 양국 인민 사이의 감정을 개선하고 증진하며, 한·중 협력이 더 많은 성과를 거두도록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끝으로 “피차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며 “양자 관계의 큰 방향을 확립하고 중·한 관계를 시종 정확한 궤도를 따라 앞을 향해 발전할 수 있도록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과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3불 입장’ 이행은 물론, 최근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은 “이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발언에) 찬성했다”며 “‘한·중은 지리적으로 서로 가깝고 교류의 역사가 매우 오래됐으며, 경제·무역 및 문화의 연계가 밀접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한·중 정상 간 통화는 이 대통령 취임 7일째 이뤄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아베 신조 일본 총리 순으로 통화한 것과 달리, 이 대통령은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미국→일본→중국 순서로 통화했다. 그러면서도 이시바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 하루 뒤 시 주석과 통화해,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 외교’ 기조에 따른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다. 강 대변인은 “두 정상이 지방에서부터 정치 경력을 쌓아왔던 공통점을 바탕으로, 오늘 통화는 친근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가운데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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