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특검법·오광수 논란에도 '화력 0'…집안싸움 제1야당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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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사퇴를 선언한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를 뽑을 예정이다. 전민규 기자

6·3 대선 패배 후 국민의힘의 뒤숭숭한 상황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1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던 의원총회를 40여분 전 갑자기 취소하자,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의원들에게 보낸 의총 취소 공지에서 “이재명 대통령 재판 연기 관련 공세에 당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의총이 계속 진행되면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원내 지도부 임기가 이번 주 종료되고 주요 현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조율이 필요한 상황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5일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16일에 열린다.

당초 이날 의총에서는 김 위원장의 거취, 당 개혁안, 차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 탄핵 반대 당론 변경 등을 놓고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됐다. 김 위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사전 협의도 없이 의총이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의총에서조차 개혁안 논의를 막는 당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썼다. 그는 이날 오전엔 의원들에게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동의해달라”는 호소문을 보냈다.

논란이 커지자 박형수 원내수석은 “의견을 막는 게 아니라 신임 원내지도부가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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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의원총회 취소와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집안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야당의 역할은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오광수 민정수석 논란에 대한 대응을 두고 내부에서 “늑장 대응”이라는 자조가 나오는 등 “화력 제로 정당”이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오 수석 차명 부동산 논란이 9일 처음 불거지고 10일 차명 대출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될 때까지 국민의힘은 침묵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11일이 돼서야 대변인단에서 “즉각 사퇴하라”는 취지의 논평을 낸 정도다.

10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공포한 ‘내란, 김건희 여사, 순직해병 사망 사건 의혹’ 관련 3대 특검법을 두고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는 의원들이 드물었다. 10일 오후 느지막하게 “걱정과 경고를 전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제목의 600자 원내 대변인 논평이 나온 게 전부였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에 몸담았던 전직 의원은 “오죽하면 특검법에 알게 모르게 연루되거나, 서슬 퍼런 사정 정국에 위축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부러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온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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