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대 역전 나타나는 노동시장…고령층 고용, 청년층 추월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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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11일 경기도 하남종합운동장 제2체육관에서 열린 2025 하남시 일자리박람회에서 고령 구직자가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916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4만5천명 증가했다. 특히 37만명 증가한 60세 이상 취업자(704만9천명)는 처음으로 700만명을 넘었다. 연합뉴스

은퇴하는 대신 일하는 노인이 늘면서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경활률)이 청년층(15~29세)을 따라잡았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경활률(전체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 비율)은 49.4%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하면서 1999년 6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뒤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60세 이상 인구의 절반가량이 일하거나 현재 구직 중이라는 의미다.

고령층 경활률은 최근 5년간 4.6%포인트 상승하며 같은 기간 15세 이상 인구 경활률 상승 폭(2.6%포인트)을 크게 상회했다. 갈수록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은퇴 대신 일하는 경우가 많아진 데다, 노후 소득 안전망이 부실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지난달 청년층 경활률은 49.5%로 60세 이상과 차이는 0.1%포인트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보면 이미 추월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올해 1분기 기준으로 60세 이상 경활률이 청년층보다 높은 곳은 10개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제주의 경우 60세 이상 경활률이 58.6%, 15∼29세가 42.6%로, 격차가 16.0%포인트에 달했다. 전남(14.8%포인트)·경북(12.0%포인트)·경남(11.0%포인트)·전북(10.6%포인트)·세종(8.1%포인트)·광주(-6.4%포인트) 등지에서도 역전 현상이 있었다.

청년층 경활률은 작년 5월 이후 13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등 구직시장을 이탈한 청년들이 늘고 있어서다. 경제성장률 하락세에 따른 제조업·건설업 등 양질 일자리 부족, 대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선호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진 점도 한몫했다.

취업자 수로 봐도 고령층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704만9000명으로 1982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700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 512만1000명이었던 60세 이상 취업자는 2022년 600만 명을 웃돈 데 이어 최근 3년 새 100만 명 넘게 증가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7만 명 늘어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15~29세 청년층은 15만 명 감소했다. 지난달 늘어난 전체 취업자(24만5000명)의 66%를 60세 이상이 채웠다.

고령층이 노동시장의 주류가 된 건 저출산·고령화의 그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인 일자리 상당수가 고용 안정성이 낮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청년층 고용이 늦어지면 혼인·출산이 순차적으로 지연되면서 저출산 현상을 심화시키고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앞으로 고령층 고용률·경활률이 청년층을 완전히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청년 고용률을 높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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