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권붕괴’까지 언급한 이스라엘, 이란은 ‘신종 기법’으로 아이언돔 요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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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로 접어든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확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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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밤사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테헤란 남부의 정유소에서 짙은 연기와 화염이 피어오르는 모습.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16일(현지시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의 지휘본부를 타격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 수뇌부와 핵·군사시설을 겨냥한 선제 공격의 연장선상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혁명수비대 쿠드스군(Quds Force)의 지휘본부를 최신 공습에서 타격했다고 밝혔다. 쿠드스군은 IRGC의 정예부대로 헤즈볼라·하마스 등 친 이란 세력에 대한 군사·자금·정보 지원 활동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이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이날 새벽에도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현재 이란 중부의 지대지 미사일 기지를 타격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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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주유소에 운전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이스라엘이 공격 대상을 이틀째인 14일 밤부터 정유소에 이어 정부 청사, 도심 시설 등으로 확대한 것을 놓고 이란의 민심 이반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 “이스라엘은 이란 산업·치안 기구·인프라를 타격함으로써 이미 위기에 처한 이란 경제를 더 악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정권 교체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은 같은날 테헤란 시내를 빠져 나가려는 차량들로 도로가 꽉 막힌 모습을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 밤부터 테헤란 시내 지하철역을 24시간 개방하고 학교와 모스크 등도 대피 장소로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달리 테헤란에는 현대식 방공호가 거의 없어, 주민들은 지하실이나 터널,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사용되던 오래된 대피소에 의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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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새벽 이란이 미사일로 공격한 이스라엘 하이파 시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도 16일 이스라엘 중부의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을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날 이스라엘 최대도시 텔아비브에선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장면이 포착됐다. 텔아비브 인근의 항구도시 하이파 곳곳에서도 화재가 목격됐다. 항구 인근의 발전소도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하루만 1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텔아비브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분관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지역에서도 이날 주거용 건물 여러채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 대사관 측은 “건물에 경미한 피해가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란 측은 이스라엘의 방공체계인 아이언돔을 교란하는 ‘신종 공격 기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 기법은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이 서로를 겨누게 만들어 교란 효과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이란 반관영 타스팀 통신을 이용해 이란이 텔아비브와 하이파를 공습하는 데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으며, 향후 발사 횟수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나흘간에 걸친 공습으로 양측의 인명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최소 224명이 숨지고, 1277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사상자 중 90%는 민간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사망자는 최소 24명으로 늘어나고 부상자는 59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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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스라엘 하이파 시의 한 장소에서 이란의 미사일이 새로 발사된 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양측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습을 주고받으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은 당장 휴전 협상에 나설 의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이란의 정권 교체도 이스라엘 군사 작전의 일부냐는 질문에 “이란 정권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분명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네타냐후는 그러면서 “이란은 항상 거짓말을 하고 속인다”며 전날 이란 측의 공격 중단 요청을 일축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16일 의회 연설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생산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핵 에너지와 관련된 연구·개발 권리는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도 이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에 대한 대응을 마친 뒤에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공격을 받고 있는 동안에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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