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리 에어쇼 “공격용 무기 전시 금지”…이스라엘 부스에 가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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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제55회 파리 에어쇼에서 주최 측에 의해 폐쇄된 군수기업 엘빗 시스템즈 부스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항공우주 박람회인 파리 에어쇼에서 이스라엘 방산 업체 일부가 공격용 무기를 전시해 주최 측이 해당 부스들을 폐쇄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박람회 주최 측은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개막 전 프랑스 관련 당국의 지시로 이스라엘 부스에 전시된 공격용 무기를 철거하도록 했다”며 이를 따르지 않은 업체 부스는 검은 가림막으로 무기 노출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방산업체 9곳 중 4곳은 박람회 규정에 따라 무기를 철거했으나 나머지 5곳은 자진 철거를 거부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이들 업체가 규정에 따를 경우 다른 업체와 동일하게 부스 운영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행사 관계자는 “개막 전 모든 참가업체에 ‘공격용 무기 전시 금지’ 방침을 명확히 전달했다”며, 이스라엘 측에도 사전 공지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프랑스 주최 측의 조치가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발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제55회 파리 에어쇼에서 주최 측 보안 요원들이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부스를 검은 방수포로 차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국방부는 성명에서 “이 일방적인 조치는 밤사이 기습적으로 이뤄졌으며 충격적이고 전례 없는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프랑스 LCI 채널에 “오늘 아침 이스라엘 부스가 봉쇄되고 잠겨 접근이 차단된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며 “이는 이스라엘을 게토(ghetto·격리 지역)처럼 취급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당국이 즉시 시정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와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이스라엘 방산 업체들의 프랑스 행사 참가를 두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비판하며 해양방위산업 박람회에 이스라엘 기업의 참가를 사실상 금지했다가 반발을 의식해 조건부 허용한 바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제55회 파리 에어쇼에서 주최 측에 의해 폐쇄된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부스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인권단체들은 프랑스 정부가 지난번과 달리 이번 파리 에어쇼에 이스라엘 업체의 참가를 허용하자 비판을 쏟아냈다. BFM TV에 따르면 인권리그는 “집단학살 혐의를 받는 국가에 공격용 무기를 판매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국제앰네스티 프랑스 지부도 “가자지구에서 사용되는 무기를 판매하는 기업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제55회 파리 에어쇼에서 주최 측에 의해 파리 에어쇼에 참가한 이스라엘 주요 4개 기업 부스가 폐쇄된 가운데 사람들이 보호 아래 열려 있는 이스라엘 국방부 부스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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