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도 이준환, 발가락 탈구 딛고 세계선수권서 값진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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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동메달을 차지한 이준환. 사진 IJF
한국 유도의 간판 이준환(23·포항시청)이 부상을 딛고 3년 연속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올랐다.
이준환은 17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5 세계선수권 남자 81㎏급 동메달결정전에서 아르슬론베크 토지예프(27·우즈베키스탄)에 연이어 절반을 따내며 한판승을 거뒀다. 토지에프에게 먼저 유효를 허용한 이준환은 흔들리지 않고 안오금띄기로 절반을 따낸 뒤, 왼쪽 외깃업어치기로 또다시 절반을 획득하며 한판을 완성했다.

이준환은 세계선수권에서 3년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AFP=연합뉴스
이로써 이준환은 이 대회애서 3년 연속(2023·24·25년) 동메달을 따내는 꾸준한 경기력을 이어갔다. 세계선수권은 유도에서 올림픽 다음의 권위를 가진 대회다. 보통 32강전부터 치르는 올림픽보다 출전 선수가 많아 메달을 획득하는 게 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이날 남자 81㎏급도 32강전이 아닌 64강전부터 열렸다. 이준환은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도 이 체급 동메달을 땄다.
일부에선 동메달은 아쉬운 성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준환이 자신의 체급에서 세계 1위 선수라서다. 게다가 이날 그가 치른 모든 경기에서 공격을 퍼부으며 상대를 압도했다. 모든 경기를 통틀어 딱 한 차례 방심했는데, 그게 쉴 새 없이 공격을 시도하다 상대에게 되치기 절반을 내주며 패한 8강전이었다. 이준환은 포기하지 않고 패자전과 동메달결정전을 연달아 이기며 끝내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황희태 남자대표팀 감독은 "이준환의 동메달은 금메달보다 값지다. 내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밝혔다.

탈구된 이준환의 발가락. 사진 황희태 SNS

날카로운 왼쪽 외깃 업어치기를 성공하는 이준환(왼쪽). AFP=연합뉴스
사실 이준환은 부상 투혼을 펼쳤다. 그는 이번 대회 직전 발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 대회를 2주 정도 앞둔 지난달 29일 훈련 중 왼쪽 새끼발가락이 탈구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제대로 걸을 수 없어서 보조기구를 사용했다. 부상 기간 상체 위주로 근력 운동만 했고, 유도는 아예 쉬었다. 보통 유도에서 탈구 부상은 부위와 관계 없이 회복까지 3주 정도 걸린다.
그런데 이준환 일주일 만에 훈련에 복귀했다. 석정수(42) 포항시청 감독은 "일주일 만에 다시 유도를 한다고 해서 놀랐다. (이)준환이는 세계선수권 금메달 의지가 워낙 강했다. 강한 정식력으로 따낸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라고 칭찬했다. 한편, 여자 유도대표팀은 이날까지 치른 세 체급(48·52·57㎏급)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여자대표팀은 정성숙 감독이 국제유도연맹(IJF) 지도자 자격을 갖추지 못해 코치석에 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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