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항모·급유기 집결시키자…"이란, 핵협상 재개 의사 긴급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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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미국이 중동에 항공모함을 추가로 배치하고 다수의 공중급유기를 전개하는 등 중동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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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제주에서 진행된 한미일 합동 해군 훈련 당시 미 해군의 항공모함인 USS 니미츠가 한국과 일본의 선단을 이끌고 항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미 항공모함 니미치호가 베트남 입항 계획을 취소하고 동남아시아를 떠나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양 교통 추적 사이트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니미츠 항모는 이미 인도양으로 향하기 위한 믈라카 해협을 지났다.

베트남 정부 역시 니미츠호가 19~23일 베트남 다낭에 정박할 계획이었지만 행선지 변경으로 인해 20일로 예정됐던 환영 행사가 취소됐다고 AFP에 확인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베트남 주재 미 대사관에 ‘긴급한 작전상 필요’에 따라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니미츠 항모가 사전에 계획된 배치에 따라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며 베트남을 떠난 항모의 목적지가 중동 지역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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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 항공모함 USS 니미츠함(CVN 68). 니미츠함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당초 계획했던 베트남을 떠나 중동을 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병력 5000명과 전투기를 포함한 60대 이상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니미츠 항모와 함께 다수의 공중 급유기도 유럽으로 이동했다. 비행 추적 웹사이트인 ‘에어내브 시스템즈’에 따르면 전날 미 공군 소속 공중 급유기 31대 이상이 미국에서 유럽과 중동 방향인 동쪽으로 떠났다.

로이터는 중동에 미군 병력이 집중되는 상황과 관련 미국이 향후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군사 작전을 위해 공군력을 크게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이애미 보안정보의 에릭 샤우텐은 로이터에 “공중급유기가 갑자기 동쪽으로 배치된 것은 전략적 준비태세를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며 “이스라엘 지원이든, 장거리 작전 준비든 이는 이란과의 긴장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려는 미국의 배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러한 조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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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공식 환영식에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첫날 기자들에게 중동 상황과 관련한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현재 상황과 관련해선 “그들(이란)은 대화를 하고 싶어하고, 진작에 그랬어야 했다”며 “이란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고,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엔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고 협상할 때가 왔다”면서도 “때로는 국가들이 먼저 싸워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ABC와의 인터뷰에선 “현재 미국은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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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시설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 한, 미국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는 데 열려 있는 입장임을 아랍국가 당국자들에게 밝혔다. 이란은 지난 15일 6차 핵협상을 개최하기로 했다가 앞서 이뤄진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공격 이후 협상 일정을 취소했다. 이란은 또 무력 공방을 억제하는 것이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는 메시지를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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