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딜레마…이란 核 때릴 벙커버스터 지원땐 '참전'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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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격화하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도 단축하고 16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조기 복귀해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 이란에 협상안 합의를 촉구하며 외교적 해법에 방점을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초강력 벙커버스터 GBU-57 등을 이스라엘에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전쟁의 책임을 이란에 돌렸다. 미국과 벌인 핵 협상에서 합의를 이뤘으면 공격을 받지 않았을 거란 주장이다. 그는 “이란은 내가 서명하라고 한 ‘합의’에 서명했어야 한다”며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며 인명의 소모(희생)인가”라고 말했다.
향후 이란을 향한 공격이 격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간단히 말해서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내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했다”며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도 “합의(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에 서명이 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란이 서명하지 않는다면 멍청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저녁 백악관에 조기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다. 이란과의 핵 협상과 전쟁 종결 등을 먼저 검토하겠지만, 외교적 해법이 무산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을 이란이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 국제공항에서 백악관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이번 이란 공격의 최종 목표를 이란 중북부 산악지대에 있는 포르도 핵 시설로 삼고 있다. 이른바 이란 공격 작전의 ‘전부이자 끝’이다. 단 3주 만에 핵탄두 9기를 생산할 수 있는 60% 농도의 우라늄 408kg이 보관된 이곳을 타격해야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위성 영상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저장 시설의 모습. AFP=연합뉴스
하지만 깊은 산악지대의 단단한 지하암반에 건설된 포르도는 지하 100m(콘크리트는 60m)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현존하는 최강 폭탄인 GBU-57 정도만이 타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GBU-57과 이를 수송할 B-2 폭격기를 지원해 줄 것을 호소해 왔다.
NYT는 “미국은 지난 2년간 포르도에 GBU-57을 투하하는 작전을 연습해 여러 대의 B-2 폭격기가 폭탄 여러 발을 연속으로 투하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작전이 시행된다면 미국이 이란과 직접 전쟁에 나서게 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수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텔레그래프]
미군의 이스라엘 공격 지원이 본격화되면 이란도 미국에 직접 보복에 나설 확률이 높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미국의 모든 역내 기지가 우리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고 위협했다. NYT는 “미국이 포르도 공격에 가담할 경우, 트럼프가 희망한다고 말하는 협상을 통한 핵군축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트럼프는 이 전쟁이 미국의 전쟁인지 여부에 답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직 협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번 주중 회담을 하는 방안이 양국 간에 논의되고 있다”며 “목표는 핵 합의 및 이스라엘-이란 전쟁 종식과 관련한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논의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또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미국인을 공격하지 않는 한, 현재의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사태에 적극 개입(군사적 개입)할 계획이 없음을 지난 15일 아랍 국가들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도 협상 의사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아랍 국가들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 한, 미국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는 데 열려 있는 입장임을 밝혔다는 것이다.
트럼프 “조기 귀국, 휴전 때문 아냐. 훨씬 큰 것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 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에서 내려 백악관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러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논의를 위해 G7 정상회의를 떠나 워싱턴으로 돌아간다는 잘못된 언급을 했다. 틀렸다!”며 “휴전과는 관계가 없다. 그것보다 훨씬 큰 것이 있다. 채널 고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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