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와 G7 회담’ 불발된 호주·멕시코선 "외교 실패"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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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일부 정상들은 '빈손 귀국'을 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긴박한 중동 정세를 이유로 조기 귀국해 예정된 회담이 무산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별도 회담을 통해 관세 협상 등을 기대했던 나라들에선 "적극성 부족" "외교 실패"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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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호주산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고율 관세 인하와 미·영·호주 간 안보 동맹체인 오커스(AUKUS) 협약을 재확인하려 했다고 전해진다.

앞서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체결한 오커스를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3국이 지난 2021년 체결한 오커스 안보 협정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 역량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이와 관련, 호주 야당인 자유당의 수잔 레이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은 호주를 관세로부터 보호하고 오커스 협력을 확약하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총리는 호주의 가장 중요한 관계(트럼프와의 정상회담)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레이 대표는 또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산적한 대미 문제들을 감안할 때 앨버니지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국제 정상회의에만 의존해선 안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과 같은 갑작스러운 일정 변동을 대비해 국제회의 무대만 바라봐선 곤란하단 의미다. 한 국방 전문가는 호주 ABC 방송에 "이번 회담 불발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앨버니지 정부는 회담 무산과 관련해 "이번 일은 중동 사태의 여파일 뿐으로 확대 해석을 해선 안 된다"며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관계를 쌓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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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니지 호주 총리. EPA=연합뉴스

멕시코에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이번에 트럼프를 만나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고율 관세 인하와 미국 내 멕시코 이민자들의 권리 인정을 요구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회담 불발로 야당을 중심으로 실망감이 확산하며 이번 일의 책임을 물어 외교장관 교체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고 멕시코 언론 밀레니오는 전했다.

멕시코 야당 국민행동당(PAN)은 "셰인바움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는 멕시코 외교팀의 '완전한 실패'"라고 주장했다. PAN 소속 한 의원은 "셰인바움 정부가 G7 정상회의에서 세운 가장 중요한 전략이 수포로 돌아간 참담한 결과"라며 "이는 멕시코 정부와 셰인바움 대통령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을 의식한 듯 멕시코 정부는 "긴박한 중동 상황 탓에 회담이 취소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측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럼프와의 회담 불발로 당초 미국으로부터 대러시아 압박 강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정치권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G7 정상회의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실망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의 정상회담 역시 트럼프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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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오른쪽)가 16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에서 무역협정에 합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특히 스타머 총리는 이날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지난달 합의한 양국 간 무역협정에 서명해 '유일한 승자'가 됐다는 평가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와 고율 관세와 관련해 30분간 대화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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