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건설한파·소비위축 이중고…가구업계 “틈새 시장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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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구·건자재 업계가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맞춤형 인테리어 제품을 강화하고 비수도권 매장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주요 가구업체 성적표는 대부분 부진했다. 가처분 소득이 줄며 인테리어와 집 꾸미기에 돈을 쓰는 소비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샘은 매출 443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7% 줄었고, 영업이익(64억원)도 반토막 났다. 현대리바트 매출(4378억원)도 1년 전보다 13.3% 감소했다. 신세계까사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0% 줄어든 1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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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건자재 업계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며 이사 수요가 줄어든 여파다. 올 1분기 KCC 건자재부문의 영업이익(225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9.4% 감소했다. LX하우시스도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78% 줄었다.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는 가구·건자재 업계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판로 확대를 모색 중이다. 한샘은 지난달 오피스 인테리어·가구 시장에 진출했다. 기업들이 업무 효율성과 직원 복지 차원에서 사무 공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국내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은 약 1조 2000억원 규모로 퍼시스, 현대리바트 등이 주도한다.

효율성을 강조한 맞춤형 가구·인테리어 출시도 늘고 있다. 현대리바트의 인테리어 패키지 ‘더 룸’은 4주 이상 걸리는 시공기간을 1~2주로 줄였고 비용도 500만원부터 시작한다. 신세계까사의 ‘캄포레더쁘띠’는 인기 제품인 ‘캄포’ 소파의 크기를 줄이고 가격도 낮췄다.

수도권이 포화상태인만큼 비수도권 시장도 챙긴다. 신세계까사는 프리미엄 수면 브랜드 ‘마테라소’의 첫 단독 매장을 대전 유성구에 열었다. 대전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을 겨냥했다. 시몬스의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는 최근 부산·울산·대구에 대형 매장을 열었고, 에이스침대도 전북 군산에 이어 대전에 대규모 점포를 열었다. MZ세대를 잡기 위한 협업도 한창이다. LX하우시스는 지난 4월 국내 리빙·가구 편집샵 ‘무브번트랩’과 함께 젊은 고객층 관심사를 반영한 전시 공간 ‘페르소나의 집’을 열었다. 패션브랜드 ‘오우르’와 서울 북촌에서 전시 행사도 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 건설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후방 산업까지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전까진 버티기 전략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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