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승리를 놓친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 감독(오른쪽). AP=연합뉴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첫 경기에서 몇 수 아래로 여겼던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비기며 체면을 체면을 구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H조 1차전에서 알힐랄과 1-1로 비겼다. 클럽월드컵(5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3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15회)에서 모두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레알 마드리드로선 굴욕적인 결과다. 지난달 25일 선임되고 이날 데뷔전을 치른 사비 알론소(43)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웃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5)와 페데리코 발베르데(27), 호드리구(24) 등 스타 군단이 총출했지만, 알힐랄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반면 알힐랄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번 대회엔 알힐랄을 비롯해 울산HD, 우라와 레드다이아몬즈(일본), 알아인(아랍에미리트) 등 총 네 팀의 AFC 소속팀이 참가했는데, 알힐랄을 제외하면 세 팀 모두 1차전에서 패했다. 알힐랄은 사우디 리그 팀이지만,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유럽 빅클럽 출신을 대거 영입했다. 이날도 주앙 칸셀루(31·전 바르셀로나), 후벵 네베스(28·전 울버햄트턴), 칼리두 쿨리발리(34·전 첼시), 야신 부누(34·전 세비야) 등이 공·수에 포진했다. 지난 5일 알힐랄 지휘봉을 잡은 시모네 인자기(49) 감독은 부임 2주 만에 치른 데뷔전에서 우승 후보를 상대로 승점을 챙기는 기쁨을 맛봤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이어진 또 다른 H조 1차전 경기에서는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가 파추카(멕시코)를 2-1로 물리쳤다. 잘츠부르크는 레알 마드리드와 알힐랄(이상 승점 1)을 제치고 조 선두(승점 3)로 나섰다. 승점이 없는 파추카는 최하위인 4위다. 직전 대회인 2023년 클럽월드컵 우승팀 맨체스터시티(맨시티·잉글랜드)는 G조 첫 경기에서 모로코의 위다드를 2-0으로 제압했다. 같은 조의 유벤투스(이탈리아)는 알아인을 5-0으로 완파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낙뢰로 경기 중단 사례가 속출하면서 내년 북중미월드컵에서 악천후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잘츠부르크-파추카전 후반 9분 뇌우로 경기가 중단돼 100분가량 뒤에 재개됐다. 전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치러진 울산-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전에선 낙뢰 발생으로 킥오프가 65분 미뤄졌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는 마멜로디에 0-1로 패한 뒤 "(킥오프 지연이) 경기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집중력이 올라간 상태에서 다시 (라커로) 들어간 탓에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