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잘 나가던 중동 수출…"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시 타격"
-
3회 연결
본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 공군이 폭격을 가했다. 2023년 10월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불꽃과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최근 상승 기류를 타던 대(對)중동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가와 물류비도 오를 조짐이 보이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1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표한 ‘이스라엘·이란 사태에 따른 중동 주요국 수출 비즈니스 현황’에 따르면 올해 대(對)중동 수출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1~5월 기준 이스라엘과 이란 수출은 각각 전년 대비 53%, 9.1% 늘었다. 주변국인 요르단(25.9%), 레바논(16.7%)도 상승했고, 특히 시리아는 무려 1396.3% 급증했다. 주력 수출품은 자동차, 화장품, 건설 장비 등이다.
전체 한국 수출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대로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첫 생산공장 착공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 타격은 불가피하다. 특히 유가·물류비 상승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보고서는 이번 사태로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20% 이상 상승하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특히 물류의 경우 이란·이스라엘·이라크 등 영공이 폐쇄되면서 항공편 운행이 중단되고,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로 대체 항로 이용 선박이 늘어나는 등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가능성은 작다. 호르무즈는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통과하는 주요 항로다. 보고서는 “폐쇄될 경우 유가 폭등 가능성이 있으나 미국 함대 주둔으로 실질적 폐쇄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이란의 유조선 공격 및 해협 기뢰 설치 등 위험 요인이 상존해 항로 우회·지연이 지속하면 해상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물론 반사 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사우디·UAE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이 대규모 전력 현대화 사업에 나서면 한국 방산업체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는 지리적으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위치한 만큼 방위력 증가에 힘을 쓰는 상황이다.
코트라는 “이번 사태 직후 중동사태 긴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동해 에너지·수출 물류 점검에 나섰다”며 “현지 무역관과 유기적 대응 체제를 갖추고 국내 기업의 수출 및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