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플루토늄 생산' 핵시설 타격한 이스라엘, 이란은 병원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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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전방위로 공습해온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 아라크 지역에 위치한 핵 시설을 타격했다. 이란도 이스라엘 남부 지역의 거점 병원에 피해를 입히며 반격에 나섰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했지만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를 즉각적으로 거부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은 7일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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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날 "아라크 지역 중수로와 나탄즈 지역 핵무기 개발 시설을 포함해 이란 전역에서 수십개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IDF는 공습 직전 아라크 중수로 시설 주변 약 2㎞ 반경에 붉은색 동그라미를 그린 위성사진을 첨부해 아라크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이스라엘이 아라크의 중수로 시설을 공격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방사능 유출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공습 이전에 관련 인력들은 모두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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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사르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지난 2월 15일(현지시간) 당시 이란의 아라크 핵시설. AP=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떨어진 아라크에는 IR-40 중수로 시설이 위치해 있다. 중수로에선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이란은 2015년 7월 미국 등 6개국과 맺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아라크 중수로를 의학·연구용으로 재설계하기로 하기로 했지만, 2019년 7월 중수로를 이전 상태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IDF는 성명을 통해 아라크 원자로가 ‘비활성 상태’라고 공식 확인하면서도 “이 시설이 향후 복구돼 핵무기 개발에 사용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공습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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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이란 나탄즈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선제 타격을 시작으로 이스파한 핵시설(14일), 테헤란 인근 원심분리기 생산시설(18일) 등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잇달아 공격하고 있다. 이번 아라크 핵시설 공습은 우라늄 농축시설뿐 아니라 플루토늄 생산시설까지 파괴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향후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이란 북부 산악지역 지하에 건설된 포르도 핵시설을 타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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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이란 미사일 공격 이후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가에 위치한 소로카 병원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도 즉각적으로 이스라엘에 수십 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로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거점 병원인 소로카 메디컬센터 등이 피해를 입었다. 병원 측은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고,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은 깨진 창문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장을 공개했다. 1000개가 넘는 병상을 소유한 이 병원은 남부 주민 100만명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해당 병원 인근에 위치한 이스라엘 군사 및 정보 본부를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테헤란의 폭군들에게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밖에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다른 도시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전역에서 최소 6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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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 메디컬 센터 환자들이 야외로 대피해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 여파로 걸프 지역을 지나는 대형 유조선 운임이 일주일 새 100% 이상 급등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 업체인 클락슨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걸프 지역에서 중국으로 운항하는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의 운임이 지난 11일 1만9998달러(약2750만원)에서 18일 4만7609달러(약6560만원)로 2배 넘게 뛰었다. 기존의 이란산 원유 고객들이 걸프 지역의 다른 산유국들로부터 원유를 구매하려는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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