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김혜성이 MLB 신인왕 모의 투표에서 2위를 했다. 1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 타자 안타 때 홈에 들어오는 김혜성(오른쪽).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 중인 내야수 김혜성(26·LA 다저스)이 ‘꿈의 무대’에서 차근차근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MLB닷컴은 19일(한국시간) 전문 패널 34명이 참여한 양대 리그 신인왕 모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김혜성은 내셔널리그(NL) 투표에서 1위 표 3장을 받았다. 1위 표 24장을 쓸어 담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25)에 이어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MLB닷컴은 “김혜성은 지난달 4일 빅리그에 데뷔했고, 다저스는 (왼손 타자인) 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18일까지 출전한 30경기 중 12경기에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혜성은 지난달 4일 이후 빅리그에 데뷔한 선수 중 타율 2위이며 도루도 100%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2루수와 유격수로 각각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국가대표 내야수였다. 지난 1월 ‘스타 군단’ 다저스와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72억원)에 사인해 미국 진출 꿈을 이뤘다. 다만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 조항은 넣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했고, 실제로 올 시즌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작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김혜성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선호하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권유에 따라 5년 만에 외야 수비를 시작했다. 트리플A에서 연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콜업 기회를 노렸다. 어렵게 빅리그 무대에 올라온 뒤엔 전방위 활약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웠다. 2루수·유격수·중견수를 두루 맡았고, KBO리그 도루왕 출신의 빠른 발도 마음껏 뽐냈다. 천문학적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 동료들 틈에서 밝고 건실한 태도로 팀 안팎의 신임도 얻었다. 남모를 노력은 빅리그 입성 한 달 여 만에 ‘신인왕 모의 투표 2위’라는 의미 있는 성과로 돌아왔다.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 이날, 김혜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나서 시즌 4번째 2루타를 터트렸다. 1-1로 맞선 5회말 1사 1루에서 우익선상으로 향하는 장타를 때려냈다. 공이 펜스를 넘어 관중석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인정 2루타’가 돼 타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후속 타자 돌턴 러싱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추가했다. 최종 성적은 2타수 1안타 1득점. 시즌 타율은 0.386(70타수 27안타)로 올랐다. 다저스는 4-3으로 이겨 NL 서부지구 1위를 지켰다.

한편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6번 타순에 배치됐는데,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61(276타수 72안타)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