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에 하늘 빼앗긴 이란, 남은 미사일은 1300여발

본문

‘가혹한 응징’을 다짐했던 이란의 창끝이 무뎌지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째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란의 유일한 타격 수단인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를 두고 “제공권을 장악한 이스라엘이 미사일을 사전에 파괴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13~14일 총 네 차례에 걸쳐 2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하지만 이튿날엔 절반 수준인 105발, 17일에는 30발을 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이란 영공을 장악한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인프라를 선제 타격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중 약 3분의 1인 120여 대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6일 “수도 테헤란 일대의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17~18일 밤사이에도 전투기 25대를 동원해 이란 서부에서 발사 준비를 마쳤던 에마드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대를 파괴했다.

파르진 나디미 미국 국가안보 유대인연구소(JINSA) 수석연구원은 “이란은 사실 반격 첫날 400여 발의 미사일로 이스라엘 방공망을 무력화하려 했지만, 이스라엘이 조기에 이란 방공 시스템을 격파하며 이런 계획이 무산됐다”고 신문에 말했다. 미사일 발사 준비 시간도 문제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대부분이 액체연료 방식인데, 연료를 채우는 데만 2시간 넘게 걸려 발사 준비를 하는 사이에 이스라엘이 공습해버린다는 것이다.

이란으로선 지난해부터 발사한 700여 발 이외에 남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사거리 1000~2500㎞) 재고가 1300여 발뿐인 것도 걱정이다. 그렇다고 단기간에 미사일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렵다. WSJ는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발사대뿐 아니라 미사일 저장고 및 생산시설도 공격하고 있는 걸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규모가 줄면서 이스라엘 방공망의 요격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18일 자국 영토에 적용되는 경계태세 수준을 완화하고,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이란 내 무기고 절반 정도가 건재한 데다 지하에 숨긴 미사일 수를 가늠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방공망 가동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어서 장기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도 변수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보급 없이 이란이 계속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유지 기간은 10~12일 정도 남았다”고 전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52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