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테슬라도 22일 시작...아마존·웨이모와 美로보택시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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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는 로보택시를 위한 새로운 이동수단을 설계해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진 죽스
미국 곳곳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들이 돌아다니며 서비스 경쟁을 할 날이 머지 않았다. 구글 웨이모의 독주 속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예고한 로보택시 서비스가 22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출시된다. 아마존 계열 죽스(Zoox)는 로보택시 생산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20일 블룸버그 통신 등을 종합하면 지난 18일(현지시간) 죽스는 캘리포니아 헤이워드에 위치한 로보택시 생산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약 2만㎡(6200평) 규모로, 죽스는 이 공장을 포함해 연간 1만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조립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캘리포니아 헤이워드 공장에서 죽스 로봇택시가 조립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0년 12억 달러(당시 약 1조4000억원)에 아마존이 인수한 죽스는 2019년부터 인텔 출신 아이차 에반스가 최고경영자(CEO)로 나서 로보택시 상용화 단계를 밟아왔다. 회사는 로보택시만을 위한 차량을 별도로 설계했다. 토스터를 닮은 죽스의 네모난 차량은 차의 앞뒤 구분이 없고, 운전대와 페달도 없다. 내부엔 마주 보는 시트가 있어 라운지 같은 4개 좌석에 손님이 앉는 식이다.
에반스 CEO는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바라는 건 운전하는 느낌이 아니라 ‘이동된다’는 느낌”이라며 “죽스가 상업 운행을 시작한 뒤에도 고객이 운전을 떠올린다면 우리는 실패할 것”이라 말했다. 경쟁사가 기존 자동차에 자율주행을 더한 방식이라면 죽스는 처음부터 이동수단을 새로 설계해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한단 점에서 차별화를 노린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시범 운행 중인 죽스는 샌프란시스코와 오스틴, 마이애미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올해 말 상업 운행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ZOOX 로보택시의 내부 공간 모습. 사진 ZOOX
선두주자 ‘웨이모’ 서비스 확대

5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웨이모 자율주행 재규어 전기차가 주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같은 날 웨이모는 뉴욕시에 로보택시 진출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캘리포니아 내 서비스 지역을 대폭 확대한 데 이어, 도로 환경이 복잡하고 규제가 엄격한 뉴욕에서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에 나선 것. 블룸버그는 “웨이모가 뉴욕에서 운전자 감독 하에 운행할 수 있도록 허가를 신청했고, 7월부터는 사람이 차량을 운행하며 데이터 수집 및 기술 평가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 전했다. 뉴욕주 법으로는 운전자 없는 자율운행은 허가되지 않아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일단 ‘준비 작업’부터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테스트는 서비스 작동 방식 때문이기도 하다. 웨이모는 고정밀 지도를 구축한 환경에서 교통패턴과 도로환경을 인공지능(AI)으로 학습한 뒤 지오펜스(Geofenceㆍ특정 물리적 구역을 디지털 공간에 가상 설정) 영역 내에서만 자율주행을 한다. 이를 위해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여러 대가 필수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웨이모 5세대 재규어 I-페이스’ 모델 기준 카메라 29대, 레이더 6대, 라이다(LiDAR) 5대가 달려 센서만 40개다.

미국 LA 폭동에서 공격받은 웨이모 차량 센서가 파손된 모습. 미래에셋증권 보고서 캡쳐
라이다 같은 고가의 센서가 많을 수록 차량 제조비가 높아지고 로보택시 운영사가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진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LA폭동 시위에서 웨이모 로보택시 차량이 부서지면서 매우 복잡한 배선과 부품 구조의 센서 시스템이 노출됐는데, 웨이모 차량 한 대 가격이 3억원이 넘는 이유가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등에서 운행 중인 웨이모는 올해 말까지 애틀랜타, 마이애미, 워싱턴DC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테슬라에 쏠린 눈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X와 언론 인터뷰에서 6월 22일 로보택시 서비스 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는 이달 22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신 FSD(Full Self Driving) 버전을 탑재한 모델Y 10~20대 규모로 시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FSD는 대규모의 도로주행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 8대로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토대로 가속, 방향전환, 제동 등 상황에 맞는 판단을 직접 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이다. 고가의 라이다 같은 센서가 필요 없고, AI가 사전에 입력된 규칙이 아닌 도로 상황에 맞게 스스로 결정하기에 돌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는 전 세계 테슬라 자동차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강점으로 꼽는데, 서비스 확장 속도가 다른 업체에 비해 빠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열린 테슬라 로보택시 반대 시위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안전성과 기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오스틴 지역 시민단체는 지난 13일 반대 시위를 벌였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슬라 서비스 출시 예고에 대해 “머스크가 약속해온 전면 자율주행과 달리, 시범 지역이 제한적이고 원격조종 인력도 탑승해야 한다”며 “테슬라의 로보택시 야망은 곧 현실의 벽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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