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강 '소년이온다'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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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2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이세돌 9단(가운데)과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맨 왼쪽)가 '인공지능의 미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혜리 기자
지금은 AI와 겨루는 시대가 아니다. AI와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
2025년 현재 이세돌 9단은 AI(인공지능)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와 토크 프로그램 ‘인공지능의 미래’의 패널로 참가해 최근 생각을 털어놨다.

2016년 이세돌은 AI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다. 구글
사회자인 변희원 기자가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2016년 구글 AI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바둑을 두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9단은 “AI가 나오기 전, 200년 전 바둑기사와 대국한다면 내가 이길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그동안 발전한 바둑 기술의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이다”라며 “이제 (인간은) AI와의 협업을 통해 단순 학습을 넘어 사고의 영역을 확장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국제도서전에 AI를 주제로 한 대화가 오간 건 문학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여겨진 예술 분야를 ‘AI 시대’에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 논하기 위해서다.
13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자 『과학이 필요한 시간』(2022), 『EBS 나의 두 번째 교과서-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2024) 등을 쓴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 대국을 통해 AI라는 존재를 대중에 알린 이세돌 9단이 도서전에 자리한 이유다. 이들은 일자리의 미래뿐 아니라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작업을 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AGI)와 ‘인간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도 함께 공유했다.

박 감독은 이날 대담에서 제프 다이어의 사진평론집 『지속의 순간들』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프닌』, W. G. 제발트의 소설『아우스터리츠』를 추천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서울국제도서전에선 ‘독서광(狂)’으로 알려진 박찬욱 영화감독과 산문집『정확한 사랑의 실험』(2014),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2018) 등을 쓴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패널로 나온 ‘작가와의 만남’도 있었다.
박 감독이 자리하자 좌중에서 환호가 쏟아지고, 인근 참여사의 부스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강연은 ‘박찬욱 감독의 믿을 구석’을 주제로, 상당수 원작이 있는 대표작을 만든 박 감독의 각색 과정과 추천 도서 등을 짚었다. 신 평론가는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시작으로 원작이 있는 그의 영화를 소개하며 “‘올드보이’(2003)가 원작의 척추를 다르게 만든 작품이라면 ‘박쥐’(2009)는 원작에 날개를 달았고, ‘아가씨’(2016)는 원작에 다리를 놓은 각색”이라고 평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왼쪽)와 박찬욱 감독은 이날 강연을 통해 각색이라는 행위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박 감독은 예상치 못한 한 문장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연합뉴스
박 감독이 소개한 각색과정은 다양했다. 그는 원작의 설정을 흥미롭게 본 경우(‘올드보이’)와 원작 소설과 자신이 쓴 짧은 시놉시스를 합한 경우(‘박쥐’), 책을 읽는 동안 생각한 결말을 반영한 경우(‘아가씨’) 등을 소개했다. 박 감독은 “현재 영화화를 원하는 한국 소설을 알려달라”는 신 평론가의 말에 한강 작가의『소년이 온다』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논의 중인 것은 아니고 희망 사항”이라며 “첫 챕터만 읽고도 걸작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은 2일간의 도서전 기간엔 출판사 ‘무제’를 운영 중인 박정민 배우, 요시고 사진작가 등의 북토크와 유현준 건축가, 김애란·윤성희 소설가가 참석하는 작가와의 만남 등이 이어진다.
도서전은 얼리버드 티켓 단계에서 매진돼 현장에서 입장권을 살 수 없다. 단, 미취학 아동, 장애인,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 65세 이상 등은 현장 무료 입장된다. 올해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15만장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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